이스라엘 스타트업인 UBQ머터리얼스(UBQ Materials)는 잔반과 종이, 플라스틱 등 쓰레기 더미에서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 매립지로 보내지는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할 뿐 아니라 상업적 이익까지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남부에 위치한 차엘림(Tze’elim)에는 UBQ가 보유한 작은 공장이 있다. 공장 앞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비닐봉지, 더러운 종이, 병이나 용기, 깨진 장난감 등 쓰레기 몇 톤이 쌓여 있다. UBQ 측은 몇 시간이면 쓰레기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재생할 수 있다.
쓰레기와 사용하지 않는 걸 그대로 재활용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소재와 더 나은 제품으로 변환하고 가치를 높이는 건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량은 연간 20억톤으로 알려져 있는데 업사이클링은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데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하지만 대량 쓰레기를 가능한 소재로 변환하는 건 쉽지 않으며 수많은 기업이 도전했다가 포기해왔다. UBQ는 음식물 쓰레기 등을 포함한 폐기물 플라스틱 제품 원료를 변환하는데 성공했고 결국 상업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잭 비지오(Jack Bigio) UBQ CEO는 자신들의 마법을 통해 닭뼈와 바나나 껍질 등 모든 쓰레기를 변환한다고 말한다.
선별한 플라스틱 쓰레기만 이용해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나 종이 등 다양한 폐기물에서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려는 시도는 매립지로 보내지는 가정용 쓰레기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폐기물에서 생필품 원료를 만들면 지구 환경 보호는 물론 지속 가능한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또 UBQ 플라스틱 펠릿 1톤을 제조할 경우 같은 양으로 폴리프로필렌 1톤을 생산하는 것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톤이나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UBQ 기술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 UBQ 기술을 살펴보면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고 한다. 국제고형폐기물협회 회장인 안토니스 마브로폴로스(Antonis Mavropoulos)는 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기술 뿐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에도 음식물 쓰레기 등에서 플라스틱을 만들어낸 사례는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UBQ 측은 자사 기술에 대해 공개하지는 않았다. UBQ에서 상담을 받았다는 한 전문가에 따르면 플라스틱과 음식물 쓰레기 등 폐기물을 용해해 유기 성분 섬유로 강화한 균질한 물질이 생성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실제로 UBQ는 먼저 쓰레기 더미에서 신발이나 커피머신 등 큰 쓰레기를 제거하고 철 등 금속을 자동화 설비에서 제거한 다음 남은 쓰레기를 잘게 부슨 다음 유리와 바위 등 쓰레기를 없앤다. 이 같은 선별 작업은 생선 원료의 강도와 유연성, 가공 목적 등 고객 요구에 따라 조정된다. 복합 벽돌 등에 사용한다면 선별 작업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금형을 이용한 사출 성형을 할 경우에는 금형을 손상시키지 않게 유리와 금속은 제거해야 한다.
UBQ 측에 따르면 선별 과정에서 제거한 금속이나 유리도 재활용 업체로 보내지며 가공 과정에서 물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선별하고 분쇄한 페기물 몇 톤은 거대한 반응기에 넣어 400도까지 가열한 다음 UBQ가 개발한 화학적 물리적 처리를 한다. 이렇게 하면 폐기물은 재 같은 가루가 되고 이 가루를 성형하면 플라스틱 펠릿으로 가공한다. 플라스틱 펠릿은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고 착색도 할 수 있다.
UBQ에 거액을 투자한 이스라엘 사업가는 예후다 펄(Yehuda Pearl)이다, UBQ는 2013년부터 파일럿 시설을 열고 엔지니어가 몇 년간 기술 개발과 수익성 확보를 테스트할 환경을 갖춰왔다.
회의론도 있지만 이미 이스라엘 기업(Plasgad)을 통해 8월부터 UBQ 필렛을 이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수 기업이 UBQ와 협의를 진행 중인 만큼 예후다 펄은 앞으로도 이 기업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말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고 전 세계 쓰레기 처리나 재활용에 큰 영향을 준 만큼 페기물 활용 사업 수요는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UBQ에 따르면 폐기물로 만든 플라스틱 원료는 6회 이상 재활용할 수 있으며 1∼2회 밖에 재활용할 수 없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미 플라스틱 원료와 새로운 응용 방법, 내구성 등 특성 시험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UBQ 소유 공장은 1시간당 1톤씩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연간 5,000∼7,000톤 생산 능력을 갖춘 상태다. 전 세계 플라스틱 사출 성형 업계는 3,250억 달러 시장 규모. 이미 UBQ는 연간 생산량 10만톤을 달성할 새로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