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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118년 전 車에서 미래를 재해석하다

자동차 세계는 이제 전기 구동과 자율 운전 기술로 인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1886년 칼 벤츠가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차량 특허를 취득하고 수십 년이 지난 20세기 초에도 자동차 개념을 크게 바꾼 발명이 있었다.

당시 첨단 스포츠였던 자동차 레이싱에 열중한 오스트리아 백만장자 에밀 옐리넥(Emil Jellinek)은 독일 기업 DMG(Daimler-Motoren-Gesellschaft)에 새로운 레이싱카 제작을 주문한다. 중심에 낮은 스틸 프레임, 전방에 가솔린 직렬 4기통 엔진과 라디에이터를 탑재해 전 4단, 후 1단 등 다단 기어 변속기로 뒷바퀴를 구동하는 이 자동차 콘셉트는 지금까지 계속된 자동차의 원형이 됐다.

에밀 옐리넥이 사랑하는 딸의 이름에서 따와 메르세데스 35PS라고 명명한 이 자동차는 1901년 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레이싱에 출전해 압도적인 속도를 발휘하며 우승을 차지한다. 이후 수많은 레이싱에서 승리했다. 차명인 35PS는 엔진 최고 출력이 당시로는 경이적인 35마력이라는 의미다.

다임러가 비전 메르세데스 심플렉스(Vision Mercedes Simplex)라는 콘셉트카를 발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이 낡고 오래된 자동차를 새로 해석해 과거와 현대, 미래와의 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앞뒤에는 흰색과 검은색을 썼고 전체 모양새는 1901년 메르세데스 35PS와 크게 차이가 없다. 물론 부품은 현대 기술과 소재로 만들었고 배기가스를 내지 않는 드라ㅣ브 트레인, 최신 디지털 유저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

앞부분 벌집 구조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고 3D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고전적인 메르세데스 로고 외에도 주위 운전자와 보행자를 위한 다양한 정보와 메시지를 동영상으로 볼 수도 있다. 라디에이터 프레임은 당시 썼던 청동 대신 로즈골드를 이용했다. 휠 4개에 장착한 반투명 경량 소재로 만든 커버는 공기 흐름에 맞춰 효율성을 높여준다. 차체 후방에는 유명 브랜드 가방 스트랩도 붙였는데 이는 예전 장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인테리어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유저 인터페이스를 엿볼 수 있다. 미터와 버튼류는 최대한 줄이고 패널에는 아날로그 시계 1개만 배치했다. 주위 대시보드 전면은 반투명 스크린으로 이뤄져 있어 필요한 정보는 필요한 경우에만 표시하게 된다. 운전자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아래쪽에 있는 물리적 스위치는 손에 닿는 부분이나 나사에는 로즈골드를 이용한다. 시각적이나 촉각적으로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아날로그 특유의 고급스러운 질감과 디지털 기능성을 결합한 인터페이스를 메르세데스 디자이너들은 하이퍼 아날로그라고 부른다.

메르세데스벤츠 측은 이 콘셉트카에서 브랜드 DNA인 럭셔리와 혁신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는 물론 미래에도 자동차 변혁을 계속 하겠다는 것이다. 120년 전 역사를 꺼내든 이유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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