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마인크래프트에 대해 레이트레이싱 지원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포스 RTX GPU를 탑재한 윈도10 PC라면 태양이 공기에서 산란하고 물과 얼음 블록에서 빛이 굴절되거나 금속 블록에 비치는 모습 등을 현실에 가까운 빛으로 시뮬레이션해 현실적인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
레이트레이싱은 차세대 PC 게임에 대부분 도입된 그래픽 기법이다. 픽셀별 색상 그러니까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이 어떤 광원에서 어떤 경로로 왔는지 연산해 반사 굴절 산란 등 현실에 가까운 빛과 그림자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기존 컴퓨터 게임 그래픽에선 그림자와 물 같은 표현이 아무리 현실에 가깝게 보여도 내부적으로 가능한 계산량을 줄이고 성능을 내려고 이를 속여 비슷하게 보여주거나 유사한 결과를 쉽게 표시하는 게 중요했다. 이 때문에 원래 같은 빛의 성질이어야 할 그림자나 비치는 것 같은 표현도 따로 재현했다. 그래픽 설정 화면에 많은 항목이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레이트레이싱은 빛 자체 성질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처리한 그래픽 표현을 통일감 있게 현실에 가깝게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하는 스튜디오 모장(Mojang)과 엔비디아가 공동 발표한 건 마인크래프트에 패스트레이싱을 통합한 버전이다.
마인크래프트는 거친 블록에 간단한 텍스처 그리기를 특징으로 삼는다. 멀리 있는 블록이 복잡한 빛 산란으로 겹겹이 안개처럼 보이거나 화려한 카펫 근처 벽은 바닥에서 반사된 빛에 미묘하게 물든다. 물 블록은 단순히 비치는 것 뿐 아니라 수면에서 반사된 것과 굴절이 일어나는 등 추상적인데 사실적인 표현을 기대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GPU인 지포스 RTX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신 그래픽 API인 다이렉트엑스R(DirectX R)을 지원해 게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레이트레이싱을 기대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일부 게임은 레이트레이싱을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폭넓은 연령층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같은 변화가 지포스 RTX 구매로 이어질 요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도를 떠나 마인크래프트에 이런 현실감 있는 빛 표현이 필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인크래프트는 예전부터 빛의 강도와 감쇠 요소를 통합한 바 있다. 레이트레이싱을 재현하는 빛 반사와 굴절이 마인크래프트 세계의 물리 법칙에도 도입되면 게임 자체 외형이 아름다워진다는 점으로만 따져도 충분한 의미가 있고 거리감이나 환경 파악이 쉬워진다는 장점도 기대할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의 레이트레이싱은 윈도10 PC와 지포스 RTX GPU를 필요로 한다. 2020년에는 베타 옵션으로 RTX를 이용한 레이트레이싱 활성화를 선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래에는 지포스 RTX 외에도 다이렉트엑스 R 대응 플랫폼 확대를 예정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레이트레이싱 공개와 동시에 새로운 게임 엔진인 렌더 드래곤(Render Dragon)도 발표했다. 렌더 드래곤은 레이트레이싱을 포함해 하드웨어에 맞는 그래픽 향상과 성능 개선을 실현한 새로운 게임 엔진이다. 마인크래프트는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렌더 드래곤을 채택해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AR 버전인 마인크래프트 어스는 이미 렌더 드래곤 기반이다. 모든 플랫폼에서 레이 트레이싱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기종에선 그래픽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