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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 해결책은 줄기세포·3D프린터?

머리숱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선 줄기세포와 3D프린터를 이용한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프로페시아라는 상품명으로 잘 알려진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 로게인폼(Rogaine)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 중인 미녹시딜(Minoxidil) 같은 치료제는 발모 효과가 있어 남성형 탈모증 등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쓰여온 치료제지만 이들은 탈모를 완전히 막고 모발을 되살릴 수는 없다. 또 이런 치료는 비용이 월 44달러 가량을 지불할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용할 수도 없다.

과학자들은 모발 치료를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2018년 모낭이 냄새 분자를 파악하는 후각 수용체가 특정 냄새를 머리카락에 맡게 해 대머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치료가 아니라 예방이기 때문에 이미 탈모로 고민 중인 사람을 구원할 수는 없다.

현재 머리숱을 개선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모발 이식이다. 인간은 모낭 바닥에 진피유두라는 수천 개에 이르는 줄기세포가 모발 1개를 생성한다. 인간의 두피에는 이런 모낭이 10만 개 가량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피유두가 사라지면 모낭은 휴면 상태에 들어간다. 따라서 숱이 적은 사람의 두피에는 아직 머리카락이 존재하지만 머리카락이 휴면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매우 얇은 모발 밖에 나지 않는다.

일단 머리카락이 휴면 상태에 들어가면 복구할 수 없다. 따라서 머리숱을 개선하려면 털이 별도 두피에서 모낭 단위 수술 이식을 할 필요가 있다. 이게 바로 모발 이식이다. 모발 이식은 1만 달러 가량 비용이 드는 것 외에도 이식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한 모낭이 두피에 많이 남아 있어야 한다. 머리 외에 허리나 겨드랑이 등에 모낭 단위 이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케이스는 외형상 좋은 일은 아니며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구에선 줄기세포 연구와 3D프린터를 이용한 인쇄 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다시 말해 3D프린터로 머리카락을 복제하고 이를 두피에 심는 새로운 모발 이식 기술을 모색하는 것이다.

3D프린터를 이용한 모발 이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이런 기술은 아직도 10년 뒤에나 나올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이젠 친밀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3D프린터로 혈관이나 내장 등 생체세포를 투명 젤로 출력하고 인간 세포를 이용해 심장을 만들거나 생체 재료로 피부나 뼈를 만드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런 생체에서 잘 작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견주면 모발은 단백질 필라멘트를 서로 감은 끈 같은 것이다. 단지 두피에서 누락되지 않으면 될 뿐이다. 출력도 상당히 간단하다.

이미 스팀슨테라퓨틱스(Stemson Therapeutics) 같은 스타트업이 보낭을 복제한다. 사람의 피부와 혈액에서 유래한 줄기세포에서 모발을 키우고 진피유두나 모낭을 수축해 휴면 상태에 들어간 모낭에 이식하는 걸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제프 해밀턴 스팀슨테라퓨틱스 CEO는 인간의 머리카락을 쥐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며 이를 촬영한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모근 형상은 모발을 같은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이 회사는 몇 년 전 쥐에 머리카락을 이식했을 당시 모발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왔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복제한 모낭을 단순 이식하는 것만으론 머리카락이 다른 각도로 나오는 등 비정상적으로 보여 버릴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따라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모낭 개발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해밀턴 CEO는 2019년 ISSCR 기간 중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 방법은 인공 골격을 형성학소 복제 생성한 모낭 주위에 배치해 직접 모발 성장을 듭는다는 것이다. 그는 인공 골격에 대한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지만 제약업체 엘러간(Allergan)과 제휴해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 인공 골격을 이용한 복제 모낭 이식은 앞으로 1년 반 안에 임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한다.

안젤라 크리스티 콜롬비아대학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모낭과 피부유두를 따로 피부에 이식하기 위해 젤리 같은 형태를 3D프린터로 출력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보고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종류의 탈모증과 만성 상처 등 내과적 치료에 변혁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맞춤형으로 3D프린터로 형태를 만드는 건 대단히 값이 비싸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용이 줄어들겠지만 3D프린터를 이용해 머리카락 재생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게 되는 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일이 될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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