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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녹고 있다

북극 같은 극지방에 존재하는 빙하가 녹는 건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영향 중 하나다. 연구진은 기온이나 수온, 해류 등 빙하 융해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미국 오레곤대학과 알래스카대학 연구팀이 실제로 해수면 아래 빙하 융해 속도를 측정한 결과 지금까지의 빙하 융해 모델은 매우 부정확하며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빙하가 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해수면 아래 빙하를 녹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금까지 생각되어 온 건 수온과 기온, 해류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빙하 융해 모델을 만들어왔던 것. 연구팀은 모델에 대한 검증 뿐 아니라 실제로 빙하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녹는지 측정하기 위해 알래스카 남동부에 위치한 르콩트 빙하 융해를 직접 관찰했다.

빙하학자와 해양학자, 엔지니어 등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소나를 이용해 수면 아래 빙하가 어떤 윤곽인지 측정했고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 흐름과 온도, 염도 같은 것도 측정했다. 이런 데이터 뿐 아니라 저속 촬영을 통해 빙하 융해를 관측, 기상 관측소 데이터에서 빙하 표면이 녹는 온도를 측정했다.

2년에 걸친 관측 결과 지금까지의 빙하 융해 모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해수 중 빙하 융해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수면 아래 빙하 융해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며 경우에 따라선 예상보다 무려 100배 속도로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전 모델은 빙하 융해를 지나치게 간소화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수면 아래 빙하가 어떤 모양으로 이뤄져 있는지 또 해수 염분 농도도 융해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닷물 아래에서 빙하가 녹는 속도에는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얘기다.

또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빙하는 아래쪽이 바닷물에 잠겨 있어 수면 아래 빙하가 융해해 전체 균형이 무너지고 바닷물 위에 나온 부분이 붕괴되어 바다에 낙하할 수 있다. 따라서 물밑 빙하 융해 속도에 관한 기존 모델이 바뀌는 건 빙하 융해에 대한 생각에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빙하 융해가 미치는 영향으로는 해수면 상승 등을 자주 언급하지만 단번에 녹아 물이 흘러내려 바닷물 속 영양소 균형을 바꾸고 플랑크톤을 증가시키며 더 많은 담수가 해수로 유입해 염분 농도가 바뀌는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지적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하 융해는 단순히 온난화가 가져오는 상징적 이벤트 이상으로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연구팀은 정확한 빙하 융해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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