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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경험도 자손에게 유전될 수 있다?

19세기 오스트리아 사제였던 멘델(Gregor Johann Mendel)은 완두 교배 실험을 통해 생물이 가진 모양과 성질이 자손에게 유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자손에게 유전하는 건 유전자라는 형태로 선천적으로 가진 요소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부모의 스트레스와 기억도 유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이젤약학대 연구팀이 부모가 후천적으로 얻은 경험도 자녀에게 유전된다는 걸 나타내는 실험 결과를 내놨다.

노랑 초파리는 애벌레에 기생하는 기생벌 존재를 감지하면 에탄올을 포함한 먹이 주위에 알을 낳는 경향이 있다. 애벌레가 에탄올을 포함한 먹이를 먹고 자라면 기생벌이 목숨을 빼앗기는 어렵게 된다고 한다. 연구팀은 F0 세대가 될 노랑 초파리 암컷 40마리와 수컷 10마리, 여성 기생벌 20마리를 함께 4일간 키웠다. 동시에 대조군으로 동일 수와 비율로 노랑 초파리를 기생벌과 일체 접촉시키지 않고 사육했다.

그 결과 F0 세대에선 에탄올을 포함하는 기질이 더해진 알이 전체 중 94%에 달한 반면 기생벌 위협이 없는 대조군에선 에탄올 포함 기질을 더한 알은 전체 중 20%였다. 이어 연구팀은 F0 세대 알에서 태어난 F1 세대를 기생벌에 전혀 대지 않고 사육했다. 그러자 기생벌을 모르는 F1 세대가 낳은 알 중 73%가 에탄올을 포함한 기질을 낳았다. 이 결과는 부모인 F0 세대가 경험한 기생벌 위협을 F1 세대가 물려받은 걸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에탄올을 포함하는 기질 알을 낳는 비율은 대조군에서 세대를 거듭해도 40%를 초과하지 않는 반면 F0 세대 계통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줄어들지만 F4 세대까지는 대부분 알에 에탄을을 포함한 기질을 갖고 있다.

이 결과에서 산란의 에탄올 기호성이라는 후천적으로 획득한 형질이 유전된 것으로 이 후손도 에탄올을 포함한 알을 낳게 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노랑 초파리의 산란에서 에탄올의 기호성이 증진되는 건 파리의 뇌 특정 영역에서 신경 펩타이트F라는 물질 발현이 억제되는 것도 요인 중 하나라고 규명했다.

연구팀은 실험 동기에 대해 신경에 코딩된 행동은 세대를 넘어 계승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연구팀은 부모의 경험이라는 기억이 환경으로 유발된 변경에 의해 계승될 가능성을 검증하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랑 초파리의 생물학과 후성 유전학 뿐 아니라 생물의 유전에 대한 기본 매커니즘 규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주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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