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빌리지글로벌(Village Global) 행사 기간 중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이자 CEO이면서 윈도의 창조자이기도 한 빌 게이츠가 토크쇼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저지른 사상 최대의 실수를 고백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그 중에서도 플랫폼은 승자가 독식하는 사업이라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기업가가 큰 승리를 거두려면 큰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곤 지금까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 같은 걸 만들지 않았던 것을 들었다. 이제 안드로이드는 iOS 외에 표준 스마트폰 플랫폼이다. 그는 애플 이외에 운영체제에는 한 자리 밖에 여지가 없고 이 가치가 M(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G(구글)사로 4,000억 달러가 넘어간 셈이라는 농담을 덧붙였다.
외신에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수는 경제적(수익) 성장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고려하면서 사용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라고 지적한다. 애플이 고급 스타일과 디자인 감각을 어필한 건 스티브 잡스가 직관적으로 인간(사용자)라는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한편 구글이 지난 2005년 개발 기업을 인수한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리눅스의 사상을 기반으로 개발을 계속 해왔다.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개발해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채택하게 됐다. 완전히 독립적으로 자기 통제적인 애플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초대 아이폰이 나온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 아이팟에 대항하기 위해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준(Zune)을 출시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설립자이자 CEO였던 스티브 발머는 아이팟과 휴대폰을 결합한 아이폰이 499달러에 판매될 것이라는 얘기에 “499달러라는 값비싼 휴대 전화는 전 세계 고객에게 매력이 없다”며 웃기도 했다.
하드웨어 사업을 추진하던 발머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주로 하던 빌 게이츠와의 관계가 악화됐고 결국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은퇴했다. 발머는 2016년 한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휴대전화 시장 진입이 너무 늦었다면서 값비싼 휴대전화 대금을 분할해 사용 요금에 포함한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은 혁신적이었다는 말로 과거 자신의 발언이 실수였다는 걸 인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운영체제는 윈도폰(Windows Phone)과 윈도10 모바일(Windows 10 Mobile)을 개발했지만 경쟁자인 애플 iOS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75%를 자랑하는 안드로이드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10일 윈도10 모바일 지원을 종료하며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 같은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 없었던 건 실수라기보다는 단순히 빌 게이츠 자신의 비전이 결여된 결과 아니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