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20억 개 이상 물품을 고객에게 배송했다. 아마존 시스템은 생성 AI, 로봇, 그리고 인간 힘으로 매일 대량 물품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이 시작될 당시 주문 후 2일 내 배송을 약속하는 서비스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마존에서 표준적인 서비스로 프라임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다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물류 노력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로봇. 예를 들어 아마존 물류센터에서는 로빈 암이라고 불리는 로봇 팔이 가동되고 있다. 인간과 로봇 팔이 분류한 물품은 운반 로봇 페가수스(Pegasus)가 운반한다.
운송 기술 및 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스티브 알마토는 2001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아마존에 입사했을 당시를 그때는 여기 있는 것과 같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월마트 등 전통적인 소매업체도 온라인 판매에 진출했지만 속도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며 상품이 2~3주 안에 도착하면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이런 상황에서 1주일 안에 상품을 배송하겠다고 약속한 아마존은 소비자에게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데이터다. 2022년 챗GPT가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범용 AI는 아마존에게 큰 차별화 요인이었다. 초기 온라인 전문 소매점으로서 아마존은 쇼핑 행동에 관한 대량 데이터를 집계하고 축적해 이를 사용해 매출과 물류 효율을 최대화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존은 코스트코나 타겟, 월마트에 비해 젊은 기업이다. 하지만 주가 성장은 그들 기업에 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미국 전역에 수백 개 창고를 보유하고 150만 명 이상 직원을 두고 있다. 2014년에는 최단 1시간 내 배송하는 프라임 나우(Prime Now)를 시작했다. 2018년에는 배송 서비스 프로그램을 시작해 운전자 네트워크를 대폭 확대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운전자 39만 명을 고용하는 4,400개 소규모 배송 회사에 배송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2019년에 익일 배송이 일반화됐고 2020년에는 생성 AI 기술 기반인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사용한 공급망 최적화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2022년까지 그 AI를 로보틱스에 통합해 배송 속도를 더 향상시켰다.
2024년 들어 아마존 운전자는 20개국에서 하루 2,000만 건 이상 물품을 배송하고 있으며 2024년 1분기에는 20억 개 이상 상품이 당일 또는 익일에 배송됐다고 한다.
이런 성과 이면에서 아마존 창고에서는 다양한 노동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마존은 로봇을 사용하면 이런 문제를 크게 경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마존은 대대적으로 로봇을 투입하고 있으며 아마존 창고에서 가동되는 로봇은 2024년에는 3년 전 2배 이상인 75만 대를 초과했다.
로봇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게 AI다. 알마토는 생성 AI는 우선순위 설정을 돕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일부 2일 배송 물품은 나중으로 미루고 익일 배송 물품을 운반하는 로봇이 먼저 출발해 최단 거리로 목적지로 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마존 차세대 운반 로봇 프로테우스(Proteus)는 완전 자율형으로 생성 AI와 컴퓨터 비전으로 장애물을 회피하고 올바른 위치로 이동한다. 또 지금까지 20억 개 이상 물품을 처리해 온 로빈 암이 다양한 상품 데이터를 학습하고 모든 형태와 무게 상품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생성 AI 덕분이다. 더 나아가 일부 창고에는 인간형 로봇 디짓(Digit)도 배치되어 있다.
여기까지 오면 창고 노동자가 모두 로봇으로 대체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로봇 1대당 노동자 3명이 대체된다고 한다. 반면 로봇을 활용하는 기업은 전체적인 고용을 늘린다는 연구도 있다. 알마토는 로봇이 고장 나면 누군가가 유지보수를 해야 하고 운반 로봇이 주행하는 영역인 댄스 플로어에 물품이 떨어졌을 때 이를 치우는 일 등 새로운 종류 일도 생기고 있다며 이런 일 중에는 기존보다 고수입인 것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마존 사명은 어디까지나 미국인 고용을 지키는 게 아니라 주주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그를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상품이 판매자로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 절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아마존은 기존부터 알고리즘을 구사해 언제, 어디에, 얼마만큼의 재고가 필요할지를 예측해왔다. 더 나아가 생성 AI가 등장한 이후에는 완전히 새로운 상품도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하게 배분하는 게 가능해졌다.
생성 AI 활용은 다방면에 걸쳐 있어 예를 들어 어떤 포장재를 사용할지 선택하는 모델은 반품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 아마존에 따르면 AI는 인간 3배 정확도로 파손품을 검출하고 배송 전에 이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과제도 있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AI 트레이닝과 실행은 탄소 집약적 프로세스로 AI 서버가 사용하는 전력은 2027년까지 작은 국가와 동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주가 신경 쓰는 건 기후변화보다 AI 투자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 중에서도 아마존은 배송 프로세스 중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라스트원마일 비용을 AI 힘으로 압축하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20개 이상 기계학습 모델을 활용해 배송 운전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특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마존 운전자가 너무 바빠서 페트병에 소변을 볼 수밖에 없다는 등 문제가 있었지만 AI에 의한 경로와 차량 개선으로 운전자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에는 아마존이 완전 전기 Rivian 제조 배송 밴을 도입해 미국 전역에 1만 5,000대 이상 배치했다. 이 배송 밴에는 대형 스크린으로 새로운 지도와 경로가 표시되는 기능과 도로와 차량 측면, 그리고 운전자 상태를 감시하는 AI 지원 카메라도 장착되어 있다. 이 카메라는 운전자가 운전하지 않을 때는 녹화를 하지 않으며 프라이버시 모드도 탑재되어 있다고 한다.
프라이버시와 관련해서는 아마존이 구매 이력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자주 문제가 된다. 사용자에게 더 고도로 개인화된 추천을 하는 아마존 퍼스널라이즈(Amazon Personalize)가 그 예다. 여기서도 생성 AI가 리뷰 요약 기능 등에 활용되고 있다. 2023년에는 생성 AI를 활용한 새로운 대화형 쇼핑 어시스턴트 루푸스(Rufus)도 발표됐다.
이런 점에 대해 한 전문가는 일부 소비자는 자신의 구매 이력에 기반한 상품 제안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며 따라서 아마존은 이미 도입을 진행 중이거나 향후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옵트아웃 기능으로 소비자가 추천 상품을 위해 구매 이력을 보지 말아달라고 말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생성 AI로 포장을 줄이거나 배송 시간과 거리를 줄일 수 있다면 그건 모두 좋은 일이라며 사용한 데이터 세부 사항을 숨김없이 보여준다면 그렇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