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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지구 W자로 이을 4만km 해저케이블 계획중

해저에 깔려 있는 해저 케이블은 SNS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며 최근에는 대형 기술 기업이 해저 케이블 건설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월 메타가 전장 4만km에 달하는 해저 케이블을 단독으로 부설하는 걸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같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제품과 사용자는 고정 트래픽 전체 10%, 모바일 트래픽 전체 22%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 최근 메타는 AI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며,\ AI 비즈니스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 확보는 필수 불가결하다.

지난 10월에는 메타가 해저 케이블 부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 블로그(Subsea Cables & Internet Infrastructure)를 통해 보고됐다. 이어 새로운 보도에선 메타에 가까운 정보통 증언으로 메타가 전장 4만km에 달하는 해저 케이블 부설을 계획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점은 메타가 전 세계에 걸친 해저 케이블에 대한 유일한 소유자 및 사용자가 된다는 점이다.

한 해저 케이블 전문가는 메타 해저 케이블 부설 프로젝트가 20억 달러 예산으로 시작될 예정이지만 프로젝트 진전과 장기화에 따라 비용은 100억 달러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메타에 가까운 정보통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메타는 2025년 초 예정된 루트와 용량, 건설 이유 등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해저 케이블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은 서브컴(SubCom)과 같은 일부 기업에 한정되어 있으며 많은 기술 기업이 고객이 되고 있다. 따라서 메타가 실제로 해저 케이블을 부설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저 케이블 업계 분석가는 해저 케이블 부설선 수요는 정말 높다며 이런 선박은 분 단위로 높은 비용이 들며 수년 앞까지 예약이 차 있다고 밝혔다. 해저 케이블을 부설하기 위해 이용 가능한 자원을 찾는 게 과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타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해저 케이블 부설에 필요한 세그먼트마다 구축한다는 시나리오도 고려될 수 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해저 케이블은 통신 사업자가 투자하고 소유하는 통신 인프라 일부였지만 최근에는 대형 기술 기업도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미 메타는 16개 기존 해저 케이블 일부를 소유하고 있으며 구글은 33개 지역 해저 케이블을 소유하고 있다. 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도 해저 케이블을 부분적으로 소유하거나 용량을 구매하고 있다고 한다.

메타가 자사에서 전 세계에 걸친 해저 케이블을 소유하면 제품 콘텐츠와 광고를 배포하는 능력을 직접적으로 갖게 된다. 전문가는 기술 기업은 자사 제품을 최종 사용자에게 제공해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동영상 배포 및 기타 콘텐츠 배포 등 고객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기술 기업은 이제 독립적이며 스스로 해저 케이블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기술 기업이 자사에서 해저 케이블을 소유하는 것에는 지정학적 문제도 얽혀 있다. 최근에는 전쟁으로 인한 부수적 피해나 직접적인 피해로 해저 케이블이 손상되는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예멘 무장 세력 공격 영향으로 홍해를 통과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이 절단됐다. 또 11월에는 중국 국적 화물선이 닻을 내린 상태로 발트해를 항해하며 해저 케이블 2개가 절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메타가 건설을 예정하고 있는 해저 케이블 루트를 보면 먼저 북미에서 대서양을 가로질러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향하고 그 후 인도양을 가로질러 인도 서해안을 경유한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북해안을 통과해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해안에 도달하는 W」자 루트가 예상되고 있다. 이 루트는 홍해와 이집트, 남중국해, 싱가포르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지역을 피하는 것이라고 한다.

더불어 전문가는 케이블이 인도를 경유하는 것에 대해 메타가 인도에서 AI 트레이닝 거점을 건설하는 게 이유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인도는 컴퓨팅 대역폭 비용이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며 10월에는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인도를 방문해 인도가 자체 AI를 제조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발언하는 등 AI 인프라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 주장에 대해 메타에 가까운 정보통은 AI가 프로젝트와 관련되어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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