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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억 광년 떨어진 블랙홀서 역사상 최대 제트 방출

블랙홀은 중력이 극도로 강해 주변의 시공간이 크게 왜곡되어 물질 뿐 아니라 빛조차 탈출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빨아들일 뿐 아니라 광속 99% 이상의 속도로 주변 물질을 분출하는 제트라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먼 은하에서 길이 2,300만 광년이라는 거대한 제트가 관측됐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팀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족에 빗대어 이 제트를 포르피리온이라고 명명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 신화 거인인 알키오네우스는 30억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분출되는 제트 이름이 됐다. 알키오네우스는 은하수 은하 100개 분량 크기로, 지금까지 관측된 제트 중 가장 큰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포르피리온은 은하수 은하 140개를 나란히 늘어놓은 길이에 해당하는 7메가파섹 그러니까 2,300만 광년이라는 크기로 알키오네우스를 능가하는 규모였다.

포르피리온 제트는 유럽 LOFAR 저주파 배열 전파 망원경으로 발견됐다. 포르피리온을 방출하는 은하를 특정하기 위해 연구팀은 인도 GMRT 망원경과 DESI 프로젝트, 하와이 케크 천문대 데이터도 사용했다. 그 결과 포르피리온이 지구에서 75억 광년 떨어진 은하수 은하 10배 질량을 가진 거대한 은하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게 밝혀졌다. 75억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방출되고 있다는 건 현재 관측되는 포르피리온이 우주가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 방출된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75억 년 전 우주에서는 코스믹 웹이라 불리는 은하간 네트워크가 현재보다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포르피리온 같은 거대한 제트는 현재와 비교해 더 광범위한 코스믹 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LOFAR 전파 망원경은 우주 15%밖에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포르피리온보다 더 먼 우주에 거대한 제트가 여러 개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빙산의 일각을 보고 있을 뿐일 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런 거대한 제트가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중에서도 우주 공간에 자기장을 어느 정도 확장시키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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