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아포피스,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 높아지고 있다

2029년 4월 13일 금요일 직경 335m짜리 소행성 아포피스가 지구에 가장 근접해 육안으로도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를 지나갈 예정이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그동안 앞으로 100년 동안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할 일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새로운 연구에서는 아포피스가 다른 천체와 충돌해 궤도가 변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아포피스는 이집트 신화에서 혼돈의 신인 뱀 신 아페프(아포피스)에서 이름을 따온 지구 근처 소행성. 2004년 발견되자마자 아포피스는 지구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소행성(PHA) 목록 최상위에 올랐고 이후 20년 동안 유럽우주국(ESA) 충돌 위험 목록과 나사 센트리 위험 표에서 최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1년 3월 아포피스가 지구에 접근했을 때의 궤도를 기반으로 나사는 아포피스는 최소한 향후 100년 동안 지구에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이에 따라 아포피스는 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 목록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아포피스와 같은 대형 소행성은 더 작은 소행성과의 충돌로 인해 궤도가 변할 수 있다. 연구자는 아포피스가 2029년까지 그런 시나리오로 지구와의 충돌 코스에 들어갈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해왔다.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천문학자 폴 위가트는 2024년 3월 발표한 논문에서 태양계에 존재하는 130만 개로 알려진 소행성 궤도를 정확히 계산한 결과 이미 발견된 소행성과 아포피스가 충돌해 지구로 향할 가능성은 사실상 0이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8월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서 위가트는 알려지지 않은 소행성과 아포피스간 충돌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미발견 천체가 아포피스 궤도를 바꿔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미지의 소행성이 2029년까지 아포피스와 충돌할 가능성은 100만 분의 1 미만이었고 그 충돌이 2029년 아포피스의 지구 최접근 거리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은 10억 분의 1 미만으로 나왔다.

이 경우 궤도가 변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변화가 지구에 가까워질지 멀어질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충돌 위험은 더 낮아진다.

아포피스가 지구에 충돌할 경우 에너지는 TNT 폭탄 1000메가톤에 해당하며 이는 수십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핵무기 위력과 같아 지상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런 낮은 확률은 인류에게 다행스러운 소식이다.

하지만 아포피스가 기존 예측 궤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알려면 2027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포피스는 태양에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까워지기 전까지는 관측이 어렵기 때문. 이는 2027년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을 발견하더라도 2029년 근접 시점까지 소행성 궤도를 변경하는 DART 같은 미션을 수행할 시간이 거의 없다는 걸 의미한다.

나사가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변경하는 실험에서 예상보다 소행성 궤도가 크게 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위가트는 DART 같은 미션은 아포피스를 안전한 궤도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게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 그리고 정말로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어떤 궤도 수정 방법이 효과적인지도 어려운 문제지만 과학자는 그런 선택지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