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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그레이엄 “창업자는 회사를 창업자 모드로 운영해야”

드롭박스와 에어비앤비 등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창립자 폴 그레이엄이 창업자 모드에 대한 블로그 글을 게시했다.

그레이엄은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강연을 듣고 창업자 모드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체스키의 강연 내용은 대기업 운영에 관한 기존 상식이 잘못됐다는 것이었다. 에어비앤비가 성장하는 동안 주변 사람은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고 그들에게 일을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이런 조언을 따랐을 때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한다.

체스키의 강연을 듣던 청중 중에는 여러 성공한 창업자가 있었으며 그들 역시 자신도 같은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경영 방법에 대한 조언을 받았지만 그 조언은 오히려 회사에 해를 끼쳤다.

물론 주변 사람은 악의를 가지고 회사를 망치려 한 게 아니라 선의에서 조언을 제공한 것이다. 그레이엄은 왜 주변 사람이 잘못된 조언을 했을까 고민한 끝에 그들이 다른 사람이 설립한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 그러니까 전문 매니저로서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을 알려준 것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레이엄은 회사 운영 방식에는 매니저 모드와 창업자 모드 2가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매니저 모드에서는 조직도를 기준으로 하위 조직을 블랙박스처럼 다루며 직속 부하에게만 해야 할 일을 전달하고 세부 사항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는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고 그들에게 일을 맡기라는 조언에 해당하지만 창업자 경험에 따르면 매니저 모드는 회사를 망하게 할 위험이 있는 프로 사기꾼을 채용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창업자 모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책은 없으며 경영대학원에서도 창업자 모드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레이엄은 매니저 모드로 인해 침체된 회사를 회복시킨 창업자 경험을 통해 매니저 모드가 아닌 다른 모드가 존재함을 추측할 수 있다며 이 모드를 창업자 모드라고 명명했다.

그레이엄은 아직 창업자 모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 예로 직속 부하가 아닌 멤버와의 회의를 언급했다. 물론 20명일 때의 경영 방식으로 2,000명으로 성장한 회사를 운영할 수는 없으며 어느 정도 권한 위임이 필요하지만 팀원 자율성을 어느 정도까지 존중할지는 회사마다 심지어 같은 회사에서도 팀원마다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팀원이 신뢰를 얻음에 따라 자율성 정도도 달라져야 하며 이런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창업자 모드는 매니저 모드보다 더 복잡하지만 창업자 모드가 성공적으로 작동한다는 건 여러 창업자 경험을 통해 이미 입증됐다. 그레이엄은 지금까지 창업자는 잘못된 조언이라는 역경 속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그는 창업자 모드 세부 사항이 규명되어 올바른 조언이 주어질 수 있게 됐을 때 어떤 성과가 나올지 기대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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