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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크롬서 서드파티 쿠키 폐지 계획 철회

구글은 2020년 자사가 개발한 브라우저 엔진인 크로뮴에서 향후 서드파티 쿠키를 폐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폐지 실시 예정이 여러 차례 연기된 결과 구글은 최종적으로 서드파티 쿠키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선택권을 높이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며 서드파티 쿠키 폐지 계획을 철회했다.

구글은 2019년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향상시키면서도 광고 관련성을 해치지 않고 자유롭고 개방된 생태계를 지원하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제안했다.

이 일환으로 구글은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폐지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서드파티 쿠키란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와 다른 도메인에서 발행되는 쿠키를 말하며 도메인을 넘나드는 추적이 가능하고 사용자 행동을 측정할 수 있어 접속 분석과 타깃팅 광고에 사용된다.

구글은 서드파티 쿠키 폐지를 위해 새로운 API와 토큰 시스템을 만들어 크로뮴에 통합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시스템이 구글 생태계가 광고 업계를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로 각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점금지법 위반 가능성이 지적됐다.

구글은 당초 2022년 서드파티 쿠키를 폐지할 예정이었지만 규제 당국 감시로 2023년 말로 계획을 연기했다. 이후 계획을 다시 변경해 2024년 1분기부터 사용자 1%로 테스트를 실시하고 3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서드파티 쿠키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24년 4월 서드파티 쿠키 폐지 일정을 다시 한 번 검토해 2024년 중 폐지 계획이 완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7월 22일 구글 측은 서드파티 쿠키를 폐지하는 대신 웹 브라우징 전체에 적용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크롬에 도입할 것이라며 규제 당국과 이 새로운 방향에 대해 협의하고 있으며 이를 배포할 때 업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새로운 경험이 뭘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보도에선 애플이 도입한 옵트인 방식 프라이버시 프레임워크인 ATT(App Tracking Transparency)와 비슷한 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또 구글 광고 팀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기술에 대한 초기 테스트 결과를 보여주는 백서도 공개했다. 이 초기 테스트에서는 서드파티 쿠키를 폐지하면 광고 수익이 감소했지만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API를 활성화하면 그 영향이 완화됐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구글 보고서에 따르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API는 광고주 지출 규모와 투자 수익률을 높였다고 강조됐지만 한편으로 같은 고객에게 다시 접근하는 리타깃팅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구글은 오늘날 리마케팅이 광고 개인화를 정밀하게 할 수 있는 서드파티 쿠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테스트하는 서플라이사이드 플랫폼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서드파티 쿠키 지원 폐지를 보류한다고 하지만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API 개발은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 규제 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은 앞으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에 대한 구글 측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며 소비자와 시장 결과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포함해 수정된 구글 접근 방식에 관한 의견을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또 서드파티 쿠키 폐지에 반대해 온 광고 업계 단체(The Movement for an Open Web) 측도 오랫동안 프라이버시 샌드박스가 그 장점을 기반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광고주가 그 접근 방식을 선호하고 소비자가 주장되는 프라이버시상 이점을 평가한다면 이는 보편적으로 채택될 것이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건 이런 해결책이 다른 선택지를 배제하면서 시장에 강제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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