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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일하지 않고 급여 받아왔다고 회사 고소

일하지 않고도 급여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해 본 직장인이 많을 것이다. 일했는데 임금을 받지 못하는 체불 임금 문제는 자주 있지만 반대로 일을 시키지 않고 급여만 계속 지급한 것에 불만을 제기한 프랑스 여성이 고용주를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년간 급여를 계속 지급한 회사를 고소한 사람은 선천적으로 편마비와 간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서 겸 인사 담당자로 프랑스 대형 통신사업자 오렌지(Orange. 당시에는 France Télécom)에 채용된 로렌스 판 바센호브(Laurence Van Wassenhove)다.

1993년 오렌지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장애를 고려한 업무를 배정받았던 그녀는 2002년 국내 다른 지역으로 전근하기 위한 이동 신청을 했다. 회사 측은 이 이동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새로운 직장은 그녀에게 맞지 않았고 산업의도 이 일은 그녀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판 바센호브는 더 이상 새로운 직장으로 전속되지 않았고 2004년에는 결국 전혀 일이 배정되지 않게 됐다. 그녀는 그 이후로 출근하지도, 동료와 연락을 취하지도, 업무 관련 이메일을 받지도 않고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자폐증 아들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자신을 따돌림 받는 직원(employée paria)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녀가 출근을 하지 않게 된 이후에도 오렌지는 매월 급여 전액을 계속 지급했다. 2015년에는 오렌지에 의해 중재인이 임명됐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그녀에게 매월 오렌지로부터 급여가 입금되는 상황만 계속됐다고 한다.

그녀는 이런 대우가 자신에게 회사를 그만두게 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 또 직무를 수행하지 않으면서 급여를 계속 받는 건 정신적 괴롭힘이며 이게 회사에서의 고립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해야 할 일을 잃어 중증 우울증에 걸렸다며 회사를 고소했다.

그녀는 언론 인터뷰에서 일하지 않고 집에 있으면서 급여를 받는 건 특권이 아니라며 매우 견디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렌지는 판 바센호브가 가능한 한 최고의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또 급여 전액에 더해 환불 불가능한 보조금도 지급하면서 적절한 직위에서의 직장 복귀가 실현될 방법을 모색했지만 그녀가 자주 병가를 냈기 때문에 그런 선택지를 취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오렌지 측은 그녀에게 여러 차례 다른 직위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복직에 이르지 못해 정기적인 병가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자신은 장애가 있는 노동자이지 병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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