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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 연결 의족 통해 자연스러운 보행 가능?

사고나 질병으로 다리를 절단한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서거나 걸을 수 있는 의족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MIT 연구팀이 특수 외과 처치와 신경계로 움직일 수 있고 신경 피드백도 얻을 수 있는 의족을 결합해 환자가 기존 의족보다 더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보고했다.

현재 최첨단 의족을 사용하면 다리를 절단한 사람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지만 실제 다리와 같이 신경계로 제어할 수는 없다. 대신 미리 정의된 보행 알고리즘을 사용해 다리를 움직이는 로봇 센서와 컨트롤러에 의존한다.

사지 운동은 주로 움직이는 주동근과 그와 반대로 움직이는 길항근이 번갈아 늘어나고 줄어들면서 제어된다. 하지만 사지를 절단한 환자의 경우 이런 짝을 이룬 근육 상호작용이 중단되어 신경계가 근육 위치나 수축 속도와 같은 감각 정보를 얻기 어려워져 의지를 조작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브리검앤위민스병원 연구진과 공동으로 주동근-길항근 신경계 인터페이스(AMI: agonist-antagonist myoneural interface)라는 외과 처치를 개발했다. AMI는 절단된 사지 주동근과 길항근 끝을 연결해 남은 사지 내부에서 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021년 연구에서는 AMI를 받은 환자가 일반 처치를 받은 환자보다 더 정확하게 근육을 제어할 수 있고 근육 위축이 적으며 환부 통증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남은 근육이 온전한 사지와 유사한 전기 신호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AMI를 받은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전기 신호 피드백이 신경계와 연결해 움직일 수 있는 의족을 조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새로운 실험에서는 AMI를 받은 7명과 기존 무릎 아래 절단 수술을 받은 7명 등 피험자 14명을 대상으로 발목에 동력이 있고 정강이와 종아리 근육 근전도 신호를 감지하는 전극이 장착된 의족을 사용해 걸어보게 했다.

실험에서는 계단 오르내리기 외에도 평지 걷기, 경사로 오르내리기, 장애물을 피하며 걷기 등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모든 과제에서 AMI를 받은 피험자는 다리를 절단하지 않은 사람과 거의 같은 속도로 걸었고 장애물을 넘을 때 의족 발끝을 위로 향하게 하는 등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재현했으며 건강한 사람과 같은 힘으로 의족을 내디딜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이 주목하는 점 중 하나는 AMI에 의해 제공되는 감각 피드백량이 건강한 사람 20% 미만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의족을 사용해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해졌다는 점. 연구팀은 이 연구 주요 발견 중 하나는 절단된 사지로부터의 신경 피드백을 조금만 증가시켜도 생체 신경 제어 능력을 크게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를 통해 보행 속도를 직접 신경으로 제어해 다양한 지형에 적응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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