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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로 감시카메라 네트워크에 쏟아지는 비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선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차량 번호판 인식 카메라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통과하는 모든 차량 번호판과 특징을 포착해 범죄 관련 차량 뿐 아니라 일반 시민 차량 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으며 주 내외 법집행기관만 수사 목적으로 액세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카메라 시스템에 대해 프라이버시 옹호단체로부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선 민간기업 플록세이프티(Flock Safety)가 제공하는 자동차 번호판 인식 카메라(ALPR)가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ALPR 시스템은 보통 차량 통과 지점에 설치된 카메라로 이뤄져 차량 번호판 이미지를 촬영하고 OCR 기술로 번호판 번호와 문자를 읽어낸다. 이어 읽혀진 번호판 정보는 일시, 장소, 차량 이미지와 함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다.

플록세이프티 카메라는 주 내 70개 이상 자치단체에 700대 이상 설치되어 있으며 주 법집행기관으로부터 공적 자금 수백만 달러를 지원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옹호단체는 플록세이프티 카메라 네트워크가 전례 없는 규모로 감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자유인권협회(ACLU) 관계자는 과거 경찰은 전국을 이동하는 차량 이력을 볼 수 없었다며 이를 가능케 하는 플록세이프티 ALPR은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반 시민 데이터가 장기간 보관되면 수사 외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자프론티어재단 측 관계자는 ALPR은 범죄를 기록하는 게 아니라 공공도로 운전이라는 완전히 합법적인 행위를 기록하는 것이라며 범죄가 일어났을 때 더 많은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프라이버시 옹호단체는 카메라 설치 장소의 편중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보로 시 분석에 따르면 흑인 거주 지역이 백인 거주 지역보다 카메라 설치 밀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도했든 아니했든 흑인이나 히스패닉 인근 지역에 더 많은 카메라를 추가하면 이 지역 운전자에게 더 많은 감시가 이뤄지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플록세이프티 측은 자사 기술이 범죄 수사에 크게 기여했다고 주장하며 자사 ALPR이 절도 차량 발견, 실종자 수색, 용의자 체포 등에 기여한 사례를 소개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옹호단체는 ALPR 범죄 예방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으며 ALPR이 범죄율이나 체포율에 미치는 분명한 영향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플록세이프티는 급성장하는 한편 사업 전개 주 규제 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고 한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선 2년 이상 필요한 라이선스 없이 사업을 했다가 적발되어 규제당국에 제소 당했다. 이후 플록세이프티는 라이선스 신청을 했지만 주 내 고객 수를 과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선 기술 발전이 주는 편리함과 프라이버시 보호의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지만 커뮤니티 전체가 지혜를 모아 건설적 논의를 이어간다면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감시와 자유간 균형을 잡는 선구적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 내 커뮤니티에는 ALPR이라는 새 기술 활용 방식을 모색하고 감시 사회와 자유 사회 사이에서 걸어야 하는 도전과제가 주어져 있다고 논평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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