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우주 쓰레기? 민가에 떨어진 수수께끼 물체

지난 3월 8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민가에 수수께끼 물체가 추락해 지붕을 뚫고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통형으로 무게 900g인 이 물체는 무엇보다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버리고 대기권에 재진입한 우주 쓰레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되고 있다.

현지 시간 3월 8일 14시 30분경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알렉산드로 오텔로라는 남성 자택에 수수께끼 물체가 추락했다. 10여cm짜리 원통형으로 무게는 900g 가량. 상당한 기세로 떨어진 듯 물체는 주택 지붕을 꿰뚫었고 천장도 뚫렸다.

물체는 바닥에 뚫린 구멍에서 꺼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방 옆에 집주인 아들이 있었다고 하니 운이 나빴다면 물체에 직격 당했을 수도 있었다.

자택에 추락한 이 물체는 ISS에서 2021년에 버린 배터리 팔레트 일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스미소니안 천체물리학센터 관계자는 3월 ISS에서 2021년 선외 폐기한 EP-9 배터리 팔레트가 3월 8일 오후 12시 30분~9일 오전 8시 30분 사이 지구로 재진입하고 그 중 0.5톤 잔해가 대기권에서 불타 소멸하지 않고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이 배터리 팔레트는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 JAXA가 2020년에 발사한 우주정거장 보급기 HTV에 실려 있었던 것. HTV는 새로운 배터리를 ISS에 실어 나르고 구형 배터리를 화물 팔레트로 옮겨 싣고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작업을 반복해왔지만 작업 지연으로 마지막 화물 팔레트가 ISS에 남겨지게 됐다. 따라서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2021년 3월 ISS 로봇 팔을 이용해 남은 배터리와 화물 팔레트를 선외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화물 팔레트를 폐기했을 때 팔레트 총 중량은 2.6톤이었고 크기는 일반 냉장고 2배였다고 한다.

팔레트가 지구에 재진입한 3월 8일 나사는 팔레트에 대한 철저한 파편 분석 평가를 실시해 대기권에 재진입해도 무해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다른 우주 전문가와 유럽우주기구(ESA)는 팔레트 일부가 불타 소멸하지 않고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사 측은 잔해를 회수했다고 보고하며 이 물체를 가능한 한 빨리 분석해 기원을 밝혀낼 것이라며 분석이 완료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주인은 주택 피해 배상을 담당 기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배터리 팔레트를 버린 건 ISS였지만 팔레트 자체는 JAXA가 발사한 것이어서 사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우주 발사체가 일으킨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규정한 우주손해배상책임조약에 따르면 우주물체로 인한 피해에 대해선 발사국이 책임을 지게 되어 있지만 일단 우주선 내에 실려 있다가 폐기된 물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불분명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