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자 동향을 조사하는 기업인 샌드바인(Sandvine)이 2024년 3월 기준 최신 인터넷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기기별 트래픽 상위 소프트웨어, 사이트, 앱이 제시되어 있으며 2004년경부터 인터넷 트래픽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여겼던 파일공유 소프트웨어 비트토렌트(BitTorrent)가 더 이상 주요 트래픽원이 아니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파일공유 서비스인 비트토렌트는 무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배포나 연구자 대규모 데이터세트 공유 등에도 사용되지만 종종 저작권이 있는 음악이나 영상 콘텐츠 등 불법 공유에도 쓰인다. 비트토렌트는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었고 주로 용량 큰 파일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사용되어 과거에는 인터넷 트래픽 상당 부분을 비트토렌트가 차지하기도 했다.
2004년 영국 조사업체 캐시로직(CacheLogic)은 비트토렌트가 인터넷 트래픽 35%를 차지한다고 밝혔고 2006년 북미 연구기관은 북미 업스트림 트래픽 55%가 비트토렌트라고 보고하는 등 높은 이용률이 확인됐다. 또 샌드바인이 2015년 보고한 인터넷 대역폭 보고서에선 다운스트림 상위 트래픽이 넷플릭스, 유튜브 등 스트리밍 사이트에 집중된 반면 업스트림 1위는 여전히 비트토렌트였다. 2018년 보고서에서도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업스트림 트래픽 1위가 파일 공유였고 미국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샌드바인이 3월 공개한 2024년 시점 글로벌 인터넷 현상 보고서에 따르면 상황이 바뀌었다. 보고서에는 기기별 인기 앱, 사용자 행동, 상위 트래픽 사이트 등이 집계되어 있는데 유선 인터넷 업스트림 트래픽 비율 순위에서 가장 높은 건 애플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로 9%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 영상통화 앱인 페이스타임 5%, 구글 관련 서비스, 유튜브와 비슷한 비율로 비트토렌트가 4%를 차지했다. 반면 다운스트림 순위에선 틱톡, 페이스북 메신저, 스냅챗 등이 상위권이었고 비트토렌트는 10위권 밖이었다.
샌드바인은 이런 추세에 대해 업스트림 상위를 파일 공유가 차지하고 있지만 누구나 클라우드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비트토렌트 이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해적판 조사 데이터에서는 TV 프로그램 해적판 96.3%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나왔고 토렌트 사이트나 다운로드 포털은 거의 사라졌다.
한편 한 해적판 관련 매체는 모든 비트토렌트 트래픽을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상 이용자는 계측되지만 해적판 콘텐츠나 불법 데이터를 올리는 이들은 자주 VPN을 사용해 트래픽 통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변화일 뿐 비트토렌트가 더 이상 우세하지 않다는 샌드바인 측 전반적인 결론을 뒤집을 만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