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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이츠 배달기사 과소지급 우려해 개발한 앱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 배달 기사는 우버 드라이버 전용 앱을 사용해 배송 루트를 확인하고 임금을 계산한다. 하지만 우버 드라이버 앱에 에러가 많아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우버이츠 배달기사가 실제 이동 거리를 계산해주는 우버치트(UberCheats) 앱을 개발했다.

우버치트가 개발된 2020년 당시 우버는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배달기사에게 정확한 배달 장소를 숨기는 게 보통이었고 배달을 마친 기사에게는 이동한 마일 수와 지급된 금액만 우버 드라이버 앱에 기재됐다. 따라서 앱 에러로 이동 거리가 잘못 계산되어도 배달기사는 이를 확인할 수단이 없었다.

이에 엔지니어 출신인 아르민 사미는 우버 드라이버 앱에 알고리즘 에러가 많아 임금이 과소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며 알고리즘 감사 도구인 우버치트를 개발했다. 우버치트는 영수증에서 GPS 좌표를 추출해 우버 드라이버 앱 이동 거리와 비교, 실제 이동한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두 앱간 거리가 큰 차이가 나면 우버치트가 배달기사에게 경고하고 부족한 임금 청구 정보를 제공한다.

개발자는 우리나라와 브라질, 호주, 인도, 대만 등 우버이츠 기사를 조사해 6,000건에 이르는 배달 내역을 우버치트에 기록했고 그 중 17%가 과소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회 배달 당 평균 2.17km가 짧게 계산됐다고 한다.

한 배달기사는 개발자에게 우버치트를 사용해보니 자신이 배달한 것 중 8.31%가 과소지급 영향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우버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만한 데이터를 모이면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개발자가 우버치트 앱을 만든 계기는 우버 드라이버 앱이 목적지까지 6분이라고 지시한 곳에 가는데 90분이 걸린 일이었다. 그는 이건 알고리즘 버그가 아닌가 싶어 우버에 과소지급에 관한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지만 자동응답만 받았다. 결국 구글맵을 펼쳐 이건 버그라고 인정한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고, 4.25달러를 지급받았다.

이 경험을 계기로 개발자는 영수증에서 위치를 파악해 구글맵으로 우버 드라이버 앱 정확성을 확인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버는 2021년 2월 실제 우버 제품과 혼동할 수 있다며 구글에 우버치트 배포 중단을 요구했다. 개발자가 이에 우버치트 유용성을 설명하자 결국 배포가 계속됐다.

그는 기술적 유지보수가 부담이 되자 2022년 2월 우버치트 배포를 중단했다. 우버가 코드를 주기적으로 바꿀 때마다 몇 시간씩 유지보수 작업을 해야 했다. 그는 우버치트 데이터로 집단소송을 벌일 자금이나 여유도 없었다고 말한다.

우버 측은 우버 드라이버 앱은 실시간 정보를 확인해 지역 기사에게 최적 가격을 제시하고 고객 대기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우버 매칭 툴은 시간, 거리 등 여러 요소간 균형을 맞춰 앱 사용자 모두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며 기술적 버그로 인한 과소지급 지적을 부인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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