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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성 소재 특성을 AI 설계한다?

반도체나 크리스털 소재는 작은 왜곡만으로도 전도성을 얻고 빛과 열을 전달하게 되는 극적인 특성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MIT 대학과 러시아, 싱가포르 공동 연구팀이 이런 변화를 예측하고 제어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미래 첨단 장비를 위한 첨단 소재 연구에 활용하려 한다.

연구팀은 실리콘과 다이아몬드 등이 갖고 있는 띠틈(Band gap), 결정 물질의 전자 상태를 나타내는 에너지띠 사이에 전자 상태가 존재하지 않는 에너지 영역에 대한 왜곡 영향을 조사했다. 띠틈은 결정 내에서 에너지 준위에 의해 분류되는 띠 모양 구조에서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이라면 전류가 흐르지 않지만 이 부분이 좁은 반도체의 경우에는 소재 특유의 전압을 가해 전자가 통과할 수 있게 반도체로서의 특성을 발휘한다.

연구팀은 신경망 알고리즘을 학습시켜 결정성 재료의 왜곡량과 방향이 띠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의 지식이나 추측 없이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분석을 진행하면 실리콘 결정을 이용하는 태양전지라면 불과 1,000분의 1 두께로 기존 같은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거나 다이아몬드가 실리콘을 대체하는 실용적인 반도체 소재로 변신하도록 하는 등의 일이 가능해질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전기적 특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 기술은 광학과 열적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강조한다. 다만 반도체 칩을 구성하는 복잡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왜곡을 추가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여부는 기술적 과제로 남아 있다. 이를 극복한다면 미래에는 예를 들어 스마트폰 SoC 수준 칩에 다이아몬드 기반 초고속 칩을 탑재하거나 지붕에 태양전지 만으로 계속 달릴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만들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 아직은 출발선상에 있을 뿐인 연구지만 왜곡이 태양에너지 활용과 컴퓨팅 성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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