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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이사회 “배달앱 등 플랫폼 워커도 직원 취급” 잠정 합의

음식 배달 서비스 배달원이나 배차 서비스 운전자 등 플랫폼에서 일을 맡은 플랫폼 워커, 긱워커에 대해 2년 전 직원으로서의 당연한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직원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유럽의회와 유럽연합 이사회 대표자가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됐다.

택시 운전사와 배달, 가사 대행 등 플랫폼 근로자는 EU 전반에 걸쳐 2,8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대다수는 자영업이 되고 있지만 기업 직원과 마찬가지로 규칙이나 제한에 따라야 하는 상태에 있으며 실태는 기업과 고용 관계에 있는 게 지적되어 왔다. 만일 자영업자가 아니라 종업원이라면 최저임금이나 수당, 휴일 등 취급이 크게 달라진다.

EU 지역에선 추가 플랫폼 근로자 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2021년 유럽위원회는 플랫폼 근로자에게 직원으로서의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로부터 2년에 걸쳐 플랫폼 근로자에 대한 취급은 논의가 거듭되어 12월 13일 유럽의회와 유럽연합 이사회는 플랫폼 근로자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 지령안에 잠점 합의했다.

이 플랫폼 워커 지령에선 크게 2가지가 정해져 있다. 첫째 고용 상태에 대한 올바른 분류다. 지금까지 플랫폼 근로자 대다수는 자영업자 취급이 되어 왔지만 앞으로는 정해진 5가지 지표 중 적어도 2가지 지표가 채워지면 플랫폼 직원으로 법적으로 인정된다. 지표 5가지는 첫째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 상한, 둘째 전자 수단을 포함한 업무 모니터링, 셋째 작업 할당 또는 할당 제어, 넷째 근무 조건 관리와 근무 시간 선택 제한, 마지막은 직업 정리 자유 제한, 복장, 행동에 관한 규칙이다. 합의 문서에서 EU 회원국은 국내법 문제로 이 목록에 추가 지표를 추가할 수 있다.

지금까지 플랫폼 근로자가 직원 권리를 인정받으려면 플랫폼 근로자 자신이 기업에 고용되고 있는 직원이라는 걸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고용 관계가 없는 걸 증명하는 건 플랫폼 측 책임이 된다.

플랫폼 근로자 지침에서 정한 또 다른 건 알고리즘을 더 투명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인재 파견 플랫폼에선 관리 알고리즘이 이용되어 의사 결정 방법이나 개인 데이터 사용 방법이 불투명하게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자동 감시, 의사 결정 시스템 사용에 대해선 근로자에게 확실히 통지해야 한다. 또 플랫폼 근로자의 심리적, 감정적 상태에 관한 개인 데이터나 개인적 대화 데이터, 노동조합 활동 예측 데이터, 인종적, 민족적 출자나 이민 여부, 정치적 종교적 신념, 건강 상태에 관한 데이터, 생체인증 데이터 등 종류 게인 데이터에 관해선 자격이 있는 직원에 의한 관리가 요구되고 계정 정지에 대해선 인간에 의한 관리가 필요하다.

덧붙여 이번 발표는 어디까지나 플랫폼 워커 지령에 대해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앞으로 지령은 이사회외 의회에서의 승인과 법적 언어화를 거쳐 양기관에 의해 정식으로 채택된다. 정식 채택 이후 회원국은 지령을 국내법에 통합할 때 2년 유예가 있다. 당연히 최저임금 보장이나 수당 설정 등은 플랫폼 측에 있어선 지출 증가가 되는 부분으로 이 금액은 업계 전체에서 수십억 유로 규모로 추산된다. 지령에 앞서 2021년 같은 취지 법률이 성립된 스페인에선 음식 배달 서비스인 딜리베루(Deliveroo)가 철수하고 다른 음식 배달 서비스도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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