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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오면 바다 생물은 어떻게 될까

강력한 허리케인이 상륙하면 붕괴한 가옥 등 눈에 보이는 형태로 피해가 나타난다. 다만 바다 속 영향을 알 기회는 좀처럼 없다.

전문가에 따르면 허리케인은 물고기나 돌고래 등에 미치는 영향은 규모나 장소에 다라 크게 다르다고 한다. 허리케인은 해수면 상승을 가져오지만 바다 속에선 평소와 다른 충만함 정도 작용으로 생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편 경우에 따라선 염분 농도 변화나 해저 토사 등으로 치명적 환경 변화를 일으키는 일도 있어 이 영향은 때론 길피 91m 해저에도 미친다고 한다.

바다가 거칠어지는 동안 많은 물고기와 해양 포유류는 더 깊고 온화한 바다로 이동해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 2001년 흑단상어(Carcharhinus limbatus) 추적 조사에선 상어가 열대 폭풍우가 도달하기 전에 해역을 떠나 안전함을 확보했다가 5∼13일 뒤 돌아오는 게 밝혀졌다.

연구자는 바다 생물이 폭풍을 예감할 수 있는 건 기압 저하나 수온 변화 등을 단서로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또 얕은 해저 부근에서 사는 파랑쥐치(Balistes capriscus)라는 물고기를 추적한 2019년 조사에 따르면 파랑쥐치는 해저에 닿는 파도 패턴으로부터 허리케인 접근을 감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전에 허리케인에서 대피할 수 없었다면 치명적 결과가 된다. 1992년 미국에 상륙해 큰 피해를 준 허리케인 앤드류는 940만 마리 해수어가 죽은 것으로 보고됐다. 정확한 물고기 사인은 알지 못하지만 미국지질조사소는 토사가 호흡을 막거나 압력 변화로 혈액 중 탄소가스 기포가 발생해 죽음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허리케인 앤드류가 치명적이었던 건 민물 고기도 마찬가지였으며 루이지애나주 하천에선 감겨진 강바닥 토사에 의해 물이 무산소 상태가 되어 1억 8,700만 마리 담수어가 죽었다고 추측되고 있다.

허리케인은 해초와 조개류, 산호초 등 해저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허리케인은 차가운 해수를 유입시키므로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산호 공생 조류가 없어지는 백화 현상 영향이 상쇄되지만 폭풍이 너무 강하면 산호초가 물리적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이는 산호 감소에 박차를 가할 우려가 있다.

허리케인이 떠난 뒤에도 생물 수난은 계속된다. 전문가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 이안에선 대량 흔들림이 발생해 자동차나 전복한 보트로부터 가솔린이나 화학 물질이 바다로 흘러나왔다. 또 하수 물이 넘치고 대장균이나 장구균 등 세균으로 바다가 오염되는 경우도 있다.

허리케인이 초래하는 염분 농도 변화도 수중 생물에게 위협이다. 미국 해안에선 허리케인으로 연못 등 담수에서 헤매는 돌고래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돌고래는 단기간이라도 담수 속에서도 살 수 있지만 장기간이 되면 심각한 피부병이 되어 버려 바다로 돌아갈 수 없으면 그대로 생명을 잃는다.

반대로 허리케인으로 육지에 해수가 발생하면 민물 환경에 사는 생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허리케인 이안이 직격한 플로리다주 한 섬에선 섬에 서식하는 악어가 염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됐다. 악어는 일시적으로 소금물을 참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살 수는 없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에 따르면 기후 변화에 의해 허리케인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지 않지만 기후변화로 허리케인이 격화되어 홍수를 증가시킬 위험성은 있다고 한다. 생태계가 가끔은 괴멸되어도 괜찮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다음 허리케인이 오기 전까지 충분한 회복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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