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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인간이 보는 꿈이다?

자신이 보고 있는 세계는 실제로는 뇌가 만든 꿈이 아니냐는 설이 있다. 인류가 아는 한 사람들은 현실에 존재하며 140억 년 전 탄생한 우주에서 지구인으로 매일 생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아이디어를 이해하려면 3가지 중요한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는 시간의 화살(Arrow of Time)이다. 인간은 자연과 과거와 미래를 구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이 들어간 유리에 빨간 잉크를 한방울을 넣으면 잉크가 유리 구석구석까지 가지만 반대의 경우는 없다. 잉크가 자연스럽게 응축되어 덩어리 하나로 돌아가는 모습을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시간은 항상 잉크가 퍼지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잉크 분자끼리가 랜덤하게 충돌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만으로 전진도 후퇴도 없다. 여기서 모든 동작은 역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일을 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시간의 화살이 있다고 인식한다.

이 시간의 화살은 실제로 확률 문제다. 앞선 예로 말하자면 잉크 분자는 모든 곳으로 퍼질 수 있다. 복권에 해당하는 확률은 복권을 사면 살수록 높아지듯 잉크 분자가 유리 전체에 퍼질 확률은 한 곳에 집중될 확률보다 훨씬 높아진다.

다시 말해 잉크가 한 곳에 응축되는지 여부는 물리법칙에 의해 금지되는 건 아니며 단지 매울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잉크는 한 덩어리가 될 뿐 아니라 해파리와 같은 형태나 인간 뇌 같은 형태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2번째는 우주의 개념이다. 140억 년 전 탄생한 우주는 무수한 별과 물질을 낳았지만 바꿔 말하면 우주는 대량 잉크가 들어간 유리와 같다. 모든 현상이 안경처럼 생길 수 있지만 조금 다른 건 우주는 다크 에너지 때문에 가속, 팽창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우주에는 방대한 수의 별이 있지만 이 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점차 줄어들 것이다. 100조 년 뒤에는 끝까지 남은 별이 소멸하고 이후 수억 년, 수조 년 다크 에너지로 채워진 암흑 공간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크 에너지가 지배하는 우주 주위에는 우주의 지평선이 형성된다는 생각이 있다. 이 끝에는 빛조차도 도달할 수 없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이 선을 바탕으로 간단하게 생각하면 우주는 선에 둘러싸인 폭이 360억 광년에 이르는 구라고 파악할 수 있다. 이 구는 블랙홀을 뒤집은 것 같지만 모든 블랙홀은 미량 입자를 방출한다는 걸 알고 있는 만큼 이 구도 마찬가지로 입자를 방출한다고 여겨진다.

이 설에 따르면 우주는 입다로 채워진 닫힌 구이며 온도를 가진 입자는 구 안에서 무작위로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바꿔 말하면 우주 공간을 물, 호킹 방사에 의한 입자를 잉크라고 생각하면 이 우주는 물과 잉크로 채워진 유리로 파악할 수 있다. 그 안에선 모든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영원이라는 건 무한하게 이어지는 세계를 말하는 것이며 무한하게 이어지는 세계에선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사건마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변동하는 입자는 여러 번 충돌을 반복해 가능한 한 모든 입자 조합을 만든다.

이는 원숭이에게 타자기를 치게 하는 것과 같다. 원숭이는 대부분 의미 없는 문자열을 내보내지만 충분히 시간이 있으면 원숭이는 햄릿 첫 막을 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우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입자가 무작위로 움직이는 것으로 현재 별로 알려진 걸 만들어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우주는 빅뱅에 의해 태어난 게 아니라 입자 랜덤 변동에 의해 우연히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물에 떨어진 잉크처럼 유리 전체에 녹을 때까지 단지 순식간에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인간이 존재하는 우주는 우연히 인간이 있고 지구가 있고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지만 어쩌면 공룡이 달팽이를 타고 있거나 블루베리를 만든 별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세계에 살고 있는 물리학자에게는 이 세계가 상식이기 때문에 자신이 사는 세계가 이상한 것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이런 변동이 우주에서 일어날 확률이 상당히 낮다고 보이지만 이런 현상이 일어날 확률이 우주보다 높다고 생각되는 게 인간의 뇌다. 인간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자신과 주변 존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의 뇌는 감각 신호를 해석하고 자신의 세계를 상상할 뿐이다. 다시 말해 이 세상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건 자신의 뇌뿐일 수 있다. 이 뇌는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 부유하는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예를 들어 우주에 몇 조에 달하는 인간이 입자 변동에 의해 태어날 확률과 자신 한 사람의 뇌만이 태어날 확률을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후자 쪽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이 단순한 뇌일 확률은 자신이 진짜 인간인 것보다 압도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다만 이 설에는 허점이 있다. 흩어진 꿈같은 얘기를 해왔지만 이는 기존 우주에 대한 이해가 미치지 않는 가운데 구축한 가설이며 실제로 부유하는 뇌가 있는지 여부는 아무도 증명할 수 없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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