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버섯(psilocybe mexicana) 유효 성분인 실로사이빈(Psilocybin)이 우울증에 대한 유망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의사협회지 JAMA에 게재된 보고서는 심리 요법을 병행한 실로사이빈 투여가 6주에 걸쳐 우울증상을 현저하게 완화시켰다는 임상 시험을 다루고 있다. 이 시험은 위약을 이용한 2단계 임상시험으로 적어도 중등도 이상 우울증으로 진단된 성인 104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무작위로 25mg 실로사이빈을 투여받은 그룹과 나이아신 위약을 투여받은 그룹으로 나눠졌고 여러 차례 심리 치료 세션도 받았다.
나이아신이 위약으로 선정된 건 얼굴에 홍조라는 일시적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피험자가 어떤 그룹에 자신이 할당됐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하기 위해서다. 심리 요법 세션은 투여 당일 뿐 아니라 투여됐을 때 체험에 대해 말하는 투여 이후 통합 세션도 이뤄졌다.
양쪽 그룹 모두 투여 43일째까지 거의 6주에 걸쳐 추적했다. 조사 기간을 마친 연구팀은 심리 치료와 조합한 실로사이빈은 빠르고 지속적인 항우울 효과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실로사이빈을 마신 그룹은 위약 그룹에 비해 우울증 평가 척도 점수가 대체로 크게 떨어졌다고 보고됐다. 또 관찰된 치료 반응도 오래 지속되어 기능 장애와 종합적인 삶의 질에서도 큰 개선을 보였다. 덧붙여 유해 사건을 경험하는 비율도 실로사이빈 섭취 그룹 쪽이 높았지만 치료법과 분명히 관련 있는 심각한 사건은 없었다고 한다.
2단계 임상 시험만으론 약물이나 치료법이 의도한 대로 작동햇다는 결정적 증거를 제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많은 연구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일부에게 실로사이빈을 사용한 심리요법이 현실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발표된 유사한 2단계 임상시험에서 심리적 지원과 함께 대량 실로사이빈을 한 번 복용한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증상이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성과가 심리적 지원과 함께 투여된 실로사이빈을 새로운 의료 개입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는 걸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런 기대할 만한 결과를 바탕으로 적어도 연구 그룹 한 곳이 올해 대규모 3단계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이 임상 시험이 효과적일 경우 우울증에 대한 실로사이빈을 당국이 공식 승인하는데 필요한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 알코올 사용 장애 등 다른 질병을 위한 실로사이빈을 연구하는 연구자도 있다. 또 미국 내에선 의약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실로사이빈 합법화에 노력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