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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콘텐츠에 대한 AI 이용 금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AP통신은 기자가 AI를 사용해 기사를 작성할 수 없다는 정책을 결정했다. 하지만 AP통신 내 오래된 콘텐츠를 AI 학습에 사용하는 건 허용한다고 한다.

얼마 전 AP통신 부사장인 아만다 배렛(Amanda Barrett)은 배달 서비스가 AI를 업무 개선에 도움이 되는 도구라고 보는 반면 AI는 기자를 대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직원이 챗GPT나 다른 챗봇을 실험적으로 신중하게 사용할 경우 허가할 것이며 가이드라인을 글머리 기호로 게재하고 있다. 먼저 AI를 이용해 공개 가능한 콘텐츠 생성은 허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AI가 출력하는 건 심사되지 않은 정보원으로 취급해야 한다. 기본적으론 AI가 생성하는 정보에 대해 기자가 해당 정보에 대한 진정한 출처를 찾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 AP통신 기자는 자신의 정보원에 AI로 인한 나쁜 영향이 없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도 필수다. 다시 말해 AI가 나온 이미지를 검색하거나 정보원을 자세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한다. AI는 AP통신 기자가 출처 신빙성을 더 신중하게 조사하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AP통신을 포함한 선도적 미디어가 서명한 공개서한에 이어지는 것으로 AI 기업에게 콘텐츠를 학습하기 전에 동의를 얻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AP통신은 기자는 원본 콘텐츠 출처를 확인하고 이미지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이미지 검색을 수행하며 신뢰할 수 있는 다른 미디어에서 유사 콘텐츠가 포함된 보도가 있는지 확인하는 등 주의를 갖고 AI를 다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AP통신은 이미 기사를 생성하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시스템은 이미 10년간 사용됐으며 기업 수익보고서, 지역 스포츠 이벤트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뉴스를 쉽게 커버하는데 사용됐다. 이후 기사 부제를 붙이는 AI 도구와 소셜미디어 피드를 분석하는 AI 도구 등을 추가로 사용하고 있다. 생성형 AI 이미지의 경우 AP통신은 이미지, 영상, 음성을 수정하기 위해 AI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현실에 대한 잘못된 묘사를 하는 AI 생성 이미지는 사용하지 않는 한편 특정 AI 생성 콘텐츠가 주제인 기사에선 사용한다.

이렇게만 보면 AP통신이 AI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AP커뮤니케이션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2년간 계약을 체결해 오픈AI가 자신의 언어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AP통신 과거 콘텐츠를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오픈AI는 AI 도구를 더 지역 뉴스룸엘 전개하려 하고 있으며 미국 저널리즘 비영리 단체에 기부를 하기도했다.

AP통신의 이런 자세는 다른 뉴스 미디어와는 정반대다. 뉴욕타임스는 AI를 학습하기 위해 기사를 사용하는 걸 금지하고 있으며 구글은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등에 AI 도구 사용에 더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AI를 도입한 씨넷 등은 시범적으로 AI 생성 기사를 만들었지만 부정확한 정보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G/O미디어 역시 AI 생성 기사를 게재했지만 큰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최대 뉴스 전달 서비스 중 하나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AP통신, AP커뮤니케이션 콘텐츠는 미국 전역에서 1,000개가 넘는 소규모 뉴스 미디어로 재배포된다. 해외에도 수백 개 지국을 갖고 있으며 영어와 스페인어, 아랍어로 기사를 제공한다. 대다수 뉴스 업계는 AP통신 스타일 가이드라인에 따라 문장 스타일 가이드를 작성할 만큼 미디어에 대한 AP통신의 영향력은 크다. 앞으로 다른 미디어가 빠르고 저렴하고 저품질인 AI에 기사를 맡길지 AP통신 가이드를 따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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