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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에 숨겨진 7가지 비밀

태양으로부터 1억 780만km. 지구에서 2억 2,700만km 떨어진 노란 행성인 금성.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탐사기가 금성에 처음 내려간 건 30년 전이다. 지구 쌍둥히 형제로 불리는 금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빛과 열을 많이 받는 암석 행성이다. 하지만 진화 과정에서 양쪽 운명은 크게 바뀌어 버렸다.

2021년 나사와 유럽우주기관은 2030년경 금성을 향해 새로운 탐사기 3대를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이 임무가 성공하면 고온 독성 행성에 대한 데이터와 지식이 크게 올라갈 것이다. 금성의 7가지 비밀을 풀어본다.

첫째. 금성 자전은 지구와 반대다. 태양계 행성은 대부분이 북극 상공에서 봤을 때 반시계 방향으로 자전한다. 하지만 금성과 천왕성은 시계 방향이다. 왜 금성이 역방향으로 돌고 있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처음에는 다른 별과 같았는데 별 자체가 어딘가에 뒤집혀 버렸다는 설도 있고 도중에 회전 방향이 역전됐다는 설도 있다. 뭔가 거대한 게 충돌해 무리하게 역회전이 됐다는 설도 있다. 덧붙여 금성 하루는 지구 250일분. 금성 1년은 지구 시간으로 225일이다.

둘째 금성은 작열하는 행성이라는 것. 금성의 가장 큰 특징은 가혹한 더위다. 이 역시 자세한 사항은 불명확하다. 하지만 금성 평균 기온은 454도로 태양에 가까운 궤도를 도는 수성보다 더 고온이다.

왜 이렇게 가혹한 환경이 됐을까. 이산화탄소를 많이 포함한 대기가 열을 가둬 온실효과가 폭주, 별을 태워 버렸다는 설이 있다. 표면 온도는 납을 녹일 정도여서 우주 탐사기가 몇 시간 만에 부서져 버릴 수준이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 나사 탐사선 다빈치+(DAVINCI+)에 의해 대기 화학적 성질을 알면 금성이 이처럼 작열 지옥인 이유에 대한 해명이 기대된다.

셋째는 금성은 화산 투성이라는 것. 금성에는 거대한 화산이 많지만 화산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지 아니면 모두 휴면 중인지는 알 수 없다. 2020년 연구팀은 37개 활화산 구조를 보고하고 있으며 현재도 행성 내부에서 용암이 분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2023년 3월에는 탐사기 마젤란이 30년 전 촬영한 레이더 이미지를 분석한 연구자는 화산 활동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를 발견했다. 금성 화산은 높게 우뚝 솟은 화산에서 평평한 팬케이크 돔 화산까지 구조는 다양하다. 화산 자체 뿐 아니라 용암이 말라 올라가 생긴 광대한 그루브 지형도 볼 수 있다. 2030년 금성을 주회할 베리타스(VERITAS) 미션에선 금성 화산 활동을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지 모른다.

넷째 금성 대기는 두껍도 기후학적으로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금성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많을 뿐 아니라 황산 구름이 덮여 있다. 인간이 가서 경치를 눈으로 보는 건 불가능하다. 전체적으로 대기가 두껍기 때문에 지표 모습을 알려면 레이더로 찍을 수밖에 없다. 기압은 무려 지구 95배로 수심 1,000m 해저에 있는 것과 같다.

5번째는 금성에는 바다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지구와 금성간 또 다른 큰 차이는 금성에는 물이 없다는 것. 나사 기후 모델이 금성에는 한때 광대한 물로 이뤄진 바다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걸 시사했다. 2019년 학술지에선 더 고급 모델로 이내 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다소 희미해졌다는 내용도 나왔지만 가능성이 제로라는 건 아니다. 보통 극단적인 온실 효과가 정착해 버렸을 때 바다는 증발해버린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나사 새로운 모델이 발표되고 불과 1개월 뒤 다른 팀이 금성 현무암을 분석해 나사 과학자가 한때 호수였다고 가정한 곳이 실제로는 용암 호수라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2030년 이후에는 러시아 우주기관 로스코스모스와 유럽우주기관이 금성 물 함량을 조사할 예정이다.

6번째는 금성 구조 지질학. 금성 구조 지질학은 금성 진화와 성장을 아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다만 이 구조 지질은 기묘해 예를 들어 독특한 모자이크 지형으로 산 능선과 계곡이 연속해서 별 일부가 구겨진 것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금성 내 모자이크 지형은 낡았지만 다른 지역은 여기까지 낡지 않았기 때문에 만일 화산 활동에 의한 게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이 지형이 생겼는지 수수께끼가 남아 있다. 또 금성 암석은 움직이지 않는지, 완전하게 정지해 있는 것인지 의문도 해명되지 않았다.

7번째는 금성에는 생물이 살 수 있는 구름이 있다는 것. 금성 대기는 유해하다고 했지만 여기에서 살 수 있는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금성 대기로부터 인과 수소 화합물인 포스핀이 검출되거 큰 화제가 됐다. 이 기체는 어떤 종류 생물이 생성하는 가스로 알려져 바이오 시그니처라고 불린다. 다빈치+가 금성에 가서 대기 중 화학물질을 검출할 때까지 진실은 알 수 없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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