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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 위키피디아에 간첩 보내 편집자 2명 구속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위키피디아에 정부 간첩을 보내 정부에 비판적인 위키피디아 기사를 만든 편집자 2명을 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재단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담당하는 팀 조사를 실시해 모든 관리자를 해고했다.

중동에 본사를 둔 인권 단체인 DAWN(Democracy for the Arab World Now)과 SMEX는 2023년 1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가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는 정부 에이전트로 위키피디아에 뛰어들어 위키피디아 최고 관리자로 들어갔고 이로 인해 사우디라아비아의 정치적 구속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기고한 편집자가 기소됐다고 보고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2020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판 위키피디아 수석 관리자인 오사마 칼리드와 지야드 알-소피아니를 여론에 영향을 줬고 공서 양속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재판에서 칼리드는 5년, 알-소피아니는 8년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들 2명이 체포된 진짜 이유는 이들이 사우디 정부 정치 활동가 박해에 대해 비판적으로 간주되는 정보를 위키피디아에 기고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법원은 2022년 9월 칼리드 형기를 32년으로 연장했다. 이는 정치적 구속자에 대한 엄벌을 부과하는 캠페인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위키미디어재단은 위키피디아에 사우디 정부 대리인이 침투함에 따라 내부 조사를 통해 관계자 추방을 실시하고 있다. 재단 측은 2022년 12월 6일 지난해 1월 MENA 지역 위키피디아에서 이해 상충 편집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외부와 밀접한 연결을 가진 다수 사용자가 해당 단체를 위해 협력, 편집하고 있던 걸 확인했다며 사안 중대성으로 16명을 추방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위키미디어재단 글로벌 추방 목록 페이지에는 아랍어명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16개 계정이 12월 6일 한꺼번에 추방되어 있다. 이 사건에 대해 DAWN 관계자는 사우디 정부가 정부의 인권 침해에 대한 글을 게재한 사우디인만 기소한 건 비열하지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사우디 정부가 독립 편집자로 활동하는 정부 공작원을 이용해 위키피디아에 침입해 편집자를 투옥한 건 국제 조직 내부에 간첩 위험과 이 국가에 대한 기사를 쓰는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국제 조직에 잠입한 사우디 정부 간첩이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12월에는 트위터 전 직원이 사우디 정부 간첩으로 사용자 정보를 정부 측에 흘렸다며 3년 반 실형 판결을 받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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