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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온라인 도박 합법화가 불러온 실태

영국에선 2005년 스포츠 도박, 인터넷 카지노, 온라인 포커를 TV나 라디오에서 홍보하는 걸 인정하는 도박법이 시행됐다. 더구나 영국 내 인가증이 없어도 영국 국민용으로 온라인 도박을 제공하는 것도 인정됐기 때문에 온라인 도박 업계가 급격하게 성장했고 그 영향으로 도박 중독자가 영국에서 급증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보도되고 있다.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도박 업계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도박 산업 수익은 99억 파운드이며 이 가운데 온라인 도박에 대해선 64억 파운드에 달한다. 2014년 이후 온라인 도박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2021년부터 2022년에는 온라인 카지노와 온라인 도박이 도박 시장 전체 중 5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NHS 보고서에선 2022년 4∼9월까지 도박 중독 치료 소개장을 처방받은 환자가 전년 동기 대비 42%나 증가했다. 영국 내에서마 13만 8,000명이 의존증 의심 수준으로 도박에 빠져 있고 130만 명이 중간 정도 또는 저도로 도박에 빠져 있다고 한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영국에선 13만 8,000명이 규제 당국에 의해 문제가 있는 도박꾼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만 6,000명이 11∼16세였다고 한다. 또 NHS는 1년 전 자살자 8%에 해당하는 400명 이상이 도박 중독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회 문제화해도 온라인 도박이 떨어지지 않는 건 코로나19로 집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요구하는 수요가 높아진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온라인 도박에 빠진 사람 중에는 코로나19로 외출을 하지 않은 생활 중 빠진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도박 기업은 단순히 온라인 도박만 전개할 뿐 아니라 큰 손해를 입은 고객을 소위 VIP 제도에 등록해 무료 베팅, 현금 예금, 스포츠 관전 티켓, 라스베이거스 항공권 등 선물을 해 고객을 잡는 방식을 전개하고 있다.

도박 기업은 단기간에 고액 베팅에 도전하는 고객에게 주의를 촉구할 의무가 부과되고 있다. 하지만 도박 기업이 주의를 촉구하는 전화는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도박을 하지 않는 상태가 며칠간 계속되면 무료 베팅이나 보너스 제공을 알리는 이메일, 영업 전화 착신이 밀려온다는 것.

과열되는 도박 업계는 영국에서 큰 사회 문제가 됐으며 2021년 2월에는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슬롯에 엄격한 규제가 부과되어 온라인 도박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금지됐다. 자기 등록제 온라인 도박 규제 사이트 게임스톱(Gamstop) 등도 설립되고 있지만 게임스톱에 규제되지 않는 탈법 도박 서비스가 등장하거나 벌써 회피 방법이 퍼지기도 한다.

더구나 도박 자체 규제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도박 규제에 반대하는 의원도 있기 때문에 논의가 더딘 상황이다. 2019년 영국 정부는 도박법 재검토를 발표했지만 이 재검토를 위해 이뤄진 조사 결과 발표를 적어도 4회 지연시켰다고 한다. 또 2022년 당시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집중적인 로비 활동을 받고 예정된 재검토 중 몇 가지 조치를 취소했다고 한다. 덧붙여 영국 양대 정당인 보수당과 노동당 의원이 도박 업계에서 상당액 헌금을 받고 있다는 것도 판명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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