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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법칙 깨는 시간결정, 15분 이상 관찰 성공했다

시간결정(Time crystal)이란 안정된 물체가 시간에 걸쳐 변화하지 않는다는 물리학 규칙을 깨고 에너지 출입이 없는 기저 상태에서도 운동을 반복하는 물질 상태다. 한때는 시간결정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시간결정 작성이나 시간결정이 진동하는 모습 촬영 등에 성공하고 있다. 새로 영국과 핀란드 연구팀이 시간결정을 15분 이상 계속 관찰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2012년 MIT 공대 물리학자 프랭크 윌체크가 제창한 개념인 시간결정은 안정된 물체가 시간에 걸쳐 변화하지 않는다는 물리학 법칙인 시간 변환 대칭성(time-translation symmetry)을 깨는 존재다.

예를 들어 안정된 기저 상태에 있는 얼음은 변화하지 않고 온도나 압력 등 외부 요인에 의해 불안정해졌을 때만 변화한다. 하지만 시간결정은 안정된 기저 상태에서도 변화하고 외부와의 에너지 출입이 없는 데도 원자가 진동하거나 회전하는 움직임을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

영국 랭커스터대학 물리학 연구팀은 영구기관은 불가능하다는 걸 모두 알고 있다며 하지만 양자 물리학에선 눈을 감고 있는 한 영구 운동이 가능하며 이 균열을 몰래 빠져 나가면 시간결정을 만들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시간결정에 대한 에너지 출입을 없애기 위해 헬륨 동위원소인 헬륨3을 거의 절대 영도 초저온으로 냉각시킨 초유동체 안에 시간결정을 만들었다. 초유동쌍은 점성이 0이기 때문에 마찰에 의해 운동 에너지가 손실되지 않고 시간결정을 관찰할 수 있다.

이어 연구팀은 초유동쌍 내부에 상호 작용하는 2개 시간 결정을 만들어내고 1,000초라는 기록적인 시간에 걸쳐 계속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시간결정에서 원자 진동으로 따지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실험에선 2개 시간 결정을 만들어 한쪽 진동을 다른 한쪽으로 이동시킬 수도 있었다고 한다. 핀란드 아르트대학 연구팀은 실험 중 두 시간결정 주파수를 공차시킬 수 있었다며 진폭 일부가 다른 결정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복수 시간 결정을 링크하는 건 양자컴퓨터 구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 결과는 양자컴퓨터 연구에도 탄력을 더해줄 수 있다는 것.

덧붙여 이번 실험에선 극단적으로 찬 초유동체를 이용했지만 과거 연구에선 시간 결정은 실온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것도 확인되고 있어 실온에서 동작하는 양자컴퓨터 개발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함부르크대학 레이저 물리학 연구소 팀은 지난 6월 9일 발표한 논문에서 시간 변환 대칭성을 자발적으로 깨는 시간결정 실현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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