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선 지난 수십 년간 공해 방지 노력을 진행하면서 대기 오염이 줄어들고 예전보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미해양대기청 NOAA 지구유체역학연구소 연구팀이 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스드(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북반구 서부에서 대기 오염이 감소하면서 대서양에서 열대 저기압, 허리케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인간 산업 활동이나 자동차 등에 의해 배출되는 먼지, 황산염 같은 물질은 공기 중을 떠도는 에어로졸이다. 인위적으로 발생한 에어로졸은 대기 오염을 일으키지만 동시에 에어로졸은 지구에 쏟아지는 태양광을 차단해 지구 온난화 영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대기 중에서 산화하면 황산염이 되는 이산화황을 성층권에 살포해 지구 온난화를 막는 시도도 논의되고 있다.
연구팀은 자연 기후 사이클에서 설명할 수 없는 지구 여러 지역에서 열대 저기압 활동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기후 시뮬레이션을 컴퓨터에서 수행했다. 지난 40년간 대기 오염 수준과 열대 저기압 발생에 대해 분석한 결과 에어로졸에 의한 대기 오염이 열대 저기압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유럽과 미국에서 에어로졸이 50% 감소한 게 대서양에서 허리케인이 33% 증가하는데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중국이나 인도 발전으로 인해 1980년에서 2010년에 걸쳐 에어로졸이 50% 증가한 아시아에선 서부 태평양에서 열대 저기압 발생 건수가 1980년부터 2000년, 2001년부터 2020년에 걸쳐 14% 감소했다고 한다.
이는 에어로졸 냉각 효과가 특정 해역에서 해수온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열대 저기압 발생에 필요한 따뜻한 해수라는 조건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에어로졸 감소는 북위 30도 부근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날아가는 아열대 제트기류를 북쪽 방향으로 밀어올리고 있어 이 역시 열대 저기압 발생을 조장하는 결과가 되고 있다고 한다.
기후 변화에 따른 재무 위험 분석을 하는 허리케인 학자 짐 코신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이게 1970년대부터 80년대에는 조용했던 대서양이 1990년대 중반부터 격렬해져버린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열대 저기압이 대형화되어 강력해지는 동시에 이동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기 오염은 인간에게 가장 심각한 건강 위험으로 지적되기 때문에 열대 저기압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에어로졸에 의한 대기 오염을 늘리는 건 말도 안 된다.
워싱턴대학 크리스티 에비 교수는 대기 오염은 많은 생명을 빼앗을 만큼 심각한 문제라며 열대 저기압 수가 어쨌든 에어로졸 배출량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