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도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4월 27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하는 법률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암호화폐를 법정 통화로 삼은 2번째 국가가 된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참모는 새로운 법 시행에 대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세계에서 가장 대담하고 가장 앞선 국가로 만들 것이라며 법정 통화로 비트코인을 채택하는 건 자국에 새로운 기회를 여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헤르베 응도바 재무장관은 신법 시행 전 암호화폐를 감독하기 위한 규제 기관을 설립하는 법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응도바 장관은 이번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하는 법률에 대해 엘살바도르를 따르려는 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불명확하다.

엘살바도르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보다 한 발 앞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엘살바도르에선 비트코인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국민에게 정부 공식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Chivo)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2년 1월에는 인구 절반이 넘는 400만 명이 치보 지갑을 사용하고 있다고 정부가 발표했다. 하지만 전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치보 사용자 3분의 2가 월렛을 개설할 때 받는 30달러 상당 비트코인을 다 사용한 뒤 치보를 이용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한다.

엘살바도르도 부유한 국가는 아니지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선 빈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인권 침해나 실업률 , 가난한 인프라, 나쁜 치안 등을 고려하면 다이아몬드와 금, 우라늄 등 지하자원을 빼면 경제 면에선 엘살바도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하다.

또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선 일일 결제 도구로 비트코이을 사용하는데 필수적인 인터넷 연결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월드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말 현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인터넷 보급률은 전체 인구 중 불과 4%로 휴대전화 보급률 역시 인구 중 불과 3분의 1이다. 데이터리포털이 2021년 공개한 데이터에서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인터넷 보급률은 11%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2021년 12월 가난한 국가에 대해 확장 신용 프레임을 통해 재정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하지만 IMF는 엘살바도르가 법정 통화로 비트코인을 채택한 걸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IMF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IMF는 2022년 3월 암호화폐 채택은 부패 인식 향상과 더 집중적인 자본 관리에 유의하고 적극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으며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참고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시책이나 규제를 내놓을지는 불분명하다. 엘살바도르는 독자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어 보급을 촉구했지만 앞서 언급했듯 옹도바 장관은 엘살바도르를 따르려는 게 아니라고 설명한 만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완전히 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