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익 연구 그룹 US PIRG가 유명 IT 제조사 10개사 수리 용이성을 A∼F까지 5단계로 평가한 순위를 발표했다. 이 순위에는 제품 수리 용이성 뿐 아니라 이른바 수리할 권리에 대한 기업 자세도 반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수리할 권리에 반대하는 기업은 마이너스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선 2021년 초 수리 용이성을 제조사 스스로 평가해 공개해야 하는 법률이 시행되고 있으며 US PIRG 순위는 미국 수리 업체인 아이픽스잇(iFixit) 협력을 얻어 유명 제조사 10개사 187개 제품에 대해 점수를 매겨 이용하고 있다. 다만 수리 용이성은 결국 부품 입수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수리할 권리에 반대하고 있거나 반대파 저명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기업에 대해서도 마이너스 평가를 했다. 또 수리 절차 문장화 등도 평가에 추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고 등급인 A등급을 얻은 기업은 없지만 델, 에이수스, 레노버, 에이서는 노트북 수리 용이성에서 B등급으로 평가됐다. 반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D등급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제품 자체 수리 편의성을 평가했지만 문서와 부품 입수가 제한되어 평가를 낮췄다. 애플은 수리할 권리에 반대하는 적극적인 로비 활동 등으로 크게 점수를 떨어뜨렸다.
보고서에선 미국인은 가구당 연간 1,500달러 가까운 금액을 새로운 전자기기에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만일 교체 대신 수리하고 수명을 50% 늘릴 수 있다면 400억 달러를 저축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점수가 단말 선택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오랫동안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참고가 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