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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IT 기술자, 침공 중에도 일하고 있다

러시아에 의한 군사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동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릴 만큼 IT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해외 기업으로부터 위탁 업무를 맡는 기업과 IT 엔지니어가 다수 있다. 이런 우크라이나 IT 엔지니어가 러시아 침공 중에도 일을 계속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IT군에 참가해 벨라루스 철도망이나 러시아 측위 시스템 공격에 참가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이나 유럽 기업에 의한 IT 아웃소싱처로 인기가 높으며 추정 8만 5,000명에서 10만 명에 달하는 IT 노동자가 해외 기업에 고용되고 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IT 기업인 토탕고(Totango) 직원인 아르템 호로보이(Artem Horovoi)는 우크라이나 남부에 살고 있다. 그는 수도 키이우나 서부 하리코프만큼 공격에는 노출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현지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가 러시아군 공격을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또 토탕고 직워닌 또 다른 직원도 키이우에 거주하고 있으며 침공 개시 2∼3일은 전혀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친구가 사는 오데사로 대피했다.

토탕고는 직원 150명 중 15명이 우크라이나에 거주하고 있으며 보통 우크라이나와 같은 시간대에 위치한 이스라엘 텔아비브 사무실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토탕고 CEO인 구이 니파즈(Guy Nirpaz)는 러시아 침공 시작 전 직원에게 이스라엘로 이주할 기회를 줬지만 직원들은 우크라이나에 남는 걸 선택했다. 한 직원은 침공 후 국민총동원령에 의해 18∼60세 남성 시민은 출금 금지되기 전부터 자신은 우크라이나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러시아에 의한 침공이 이뤄지는 가운데 토탕고는 우크라이나 직원이 서로 연결을 유지하도록 가상 회의를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가상 회의는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직원이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니파즈 CEO는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분명히 이들의 안전과 행복이며 생산성이나 다른 걸 기대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컨설팅 기업인 미라테크그룹(Miratech Group)은 우크라이나에 직원 300명이 있다고 한다. 발레리 쿠치(Valeriy Kutsyy) CEO는 우크라이나 직원이 할 수 없는 일을 다른 국가 직원이 커버하거나 일부 팀원이 하루 16시간 일해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이 회사 엔지니어는 키이우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침공 후 집 근처에서 폭발이 일어나서 가족과 함께 차로 다른 장소로 피난했다고 한다. 이런 혼란에도 불구하고 그는 IT 엔지니어 업무를 계속하고 있으며 일은 어려운 현실로부터 눈을 돌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선 이들처럼 러시아 침공 중에도 많은 IT 노동자가 일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에 의한 침공은 서부와 북부에서 격화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버스를 조달하거나 가설 주택을 확보하거나 해 IT 노동자나 가족이 비교적 영향이 작은 서부 리비우 등에 이전하는데 도움이 된다.

리비우에 사무소를 보유한 500대 하이테크 기업 중 200개가 가입한 업계 단체인 리비우IT클러스터(Lviv IT Cluster) 관계자는 리비우에는 대부분 IT 기업이 계속 가동되고 있으며 해외 고객을 보유한 기업이 살아남고 전쟁 중 세금과 급여를 지불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리비우IT클러스러는 침공 전부터 위험이 높은 동부 지역에서 가입 기업 종업원을 리비우 등 서부 도시로 이전시킬 계획이었지만 계획을 활성화했을 무렵 침공이 시작되어 버렸다고 한다.

리비우 최대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으로 사무실에 노동자 2,000명을 보유하고 있는 N-iX CEO는 끊임없이 뭔가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공습 경보를 듣고 쉼터로 도망쳐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기존 70% 서비스를 고객에게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작업은 뉴스를 읽지 않고 끝내는 도피처이기도 하다는 것.

또 우크라이나에 200명 이상 직원을 보유한 솜브라(Sombra)라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기업은 IT 노동자가 고객에게 출하하는 코드 개발에 종사하는 반면 영업으로 일하던 지권은 전쟁 활동에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솜브라 CEO는 자사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일해야 하며 모든 수익을 군대에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중에는 직원을 우크라이나 국외로 퇴피시킨 기업도 존재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최대 IT 아웃소싱 기업인 소프트서브(SoftServe)는 우크라이나에 거점을 두는 직원 2,000명 중 절반을 폴란드나 불가리아에 퇴피시키고 나머지 절반도 우크라이나 서부로 이전했다는 것. N-iX 역시 러시아가 국가 대부분을 지배하게 된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이웃 국가로 모든 직원을 이전하는 위기 관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물론 회사 CEO는 이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지만 우크라이나가 점령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올 것이며 자신은 진심으로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계속 일하는 IT 노동자 중 일부는 정부가 설립한 IT군에 가입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IT군은 병사 수송에 사용되는 벨라루스 철도망, 러시아가 GPS 대체로 이용하는 위성 측위 시스템 GLONASS 등 중요한 인프랑에 대한 공격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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