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정부로부터 핸즈프리 자율주행 시스템 운용을 위한 승인을 얻었다. 승인을 얻은 건 자율주행을 내세운 테슬라가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다.
이번 독일 정부 승인에 의해 메르세데스벤츠는 드라이브 파일럿이라고 불리는 자율주행 패키지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독일 아우토반에선 60km/h로 달릴 수 있다. 제한 시속이 무제한인 곳이어서 수수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이 정도 속도라면 얘기가 다를 수 있다.
이번 승인은 메르세데스 시스템이 레벨3 자율 시스템을 갖는다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대지 않고 자율주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 레벨2 시스템에선 운전자가 손잡이를 잡고 운전자는 눈으로 앞 유리 너머로 도로를 봐야 하지만 이 지침을 무시하는 운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다임러가 발표한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을 탑재한 S클래스는 빠르면 2022년 전반 구입이 가능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운전자가 핸즈프리 상태로 이동할 수 있다면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벨3 자율주행에선 시스템 요구 사항에 따라 운전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럼에도 길이 막힐 때 아이폰 페이스타임으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미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테슬라가 136년 역사를 지닌 메르세데스에 자율주행 분야에서 뒤쳐진 건 테슬라 입장에선 나쁜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한때 2020년 말까지 로보택시 100만 대를 가동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가까운 미래에 완전 자율주행 실현을 장기적인 기업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 비전에선 자율주행하는 테슬라 택시가 도시를 배회하고 승객이 넷플릭스를 스트리밍하거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이 비전은 테슬라 시가총액에도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아직 여기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자율주행에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것보다는 좀더 현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테슬라 최신 운전 지원 기능은 풀셀프드라이빙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실제로 도로를 달리는 최신 테슬라에선 레벨2 밖에 실현할 수 없다. 전문가 사이에선 승객이 갑자기 자동차 제어권을 빼앗기는 걱정을 하지 않고 다리를 잡고 차안에서 편히 쉬려면 레벨4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웨이모와 아르고AI, GM 자회사인 크루즈 등 앞으로 몇 년 안에 레벨4 드라이버리스 자동차를 실현하려고 경쟁 중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