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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가 음악 산업을 바꾼 15가지

LP와 CD 등 매체를 거쳐 2021년 음악 산업 주류는 스트리밍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 산업을 변화시킨 스웨덴에 위치한 스포티파이(Spotify)가 15주년을 맞았다. 스포티파이는 어떻게 음악 산업을 바꿔왔을까.

첫째는 해적판 감소. 음악 CD 등으로 소비되던 시대에는 P2P 소프트웨어 등으로 음악을 불법 다운로드하는 방법이 문제가 됐다. 불법 음원이 난무해 미국 음악 산업 수익은 1999년 최고 기록인 146억 달러에서 67억 달러까지 급감했다. 하지만 이후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류가 되면서 음악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음악 저작권 침해는 2013년 18%였던 게 2018년 10%로 감소했다. AUILR(American University International Law Review)은 온라인 해적 행위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런 감소의 키는 법적 조치가 아니라 저렴한 가격으로 합법적 콘텐츠에 접근하기 쉬워진 것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둘째는 음악의 탈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은 고급화, 부유화로 풀이할 수 있는데 스포티파이는 고급화해 음악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CD가 주류이던 시절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려면 모든 노래가 내 마음에 드는지 알 수 없어도 앨범을 구입해야 했다. 하지만 구독 서비스가 침투하면서 월 10달러만 내면 제한 없이 다양한 음악가와 장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장르를 초월한 음악 융합이 일어나고 또 일반인이 카테고리 하나에 고정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셋째는 무료 시청자층 확립. 스포티파이는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광고가 표시되는 무료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다.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처음부터 비판이 있었지만 스포티파이 측은 무료 시청층 덕에 돈을 지불하는 고객에게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무료 시청자층은 시장 조사에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무료 시청층 다수가 바비큐 테마 재생 목록을 만들었다면 스포티파이는 이런 재생목록 분석을 진행해 고객이 특정 상황에 맞춘 음악이 뭔지 밝혀낼 수 있다. 무료 시청층을 통한 광고 수입은 스포티팡이 전체 매출 중 9%지만 회사 비즈니스 전체에서 보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무드 재생 목록 발명. 스포티파이는 기존 음아 장르의 벽을 허무는 동시에 무드를 기반으로 한 음악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도 만들어냈다.

다음은 자동 재생. 스티리밍이 주류가 되기 이전에는 자동 재생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CD 등 매체에선 음악이 흐르는 순서는 정해져 있었기 때문. 아이튠즈가 어느 정도 기능을 제공했지만 사용자가 음악 구입을 완료시켜 만드는 라이브러리 음악이라는 제한이 있었다. 반면 스포티파이를 필두로 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재생목록 하나가 끝나면 알고리즘이 다른 재생목록을 제시하고 청취자가 더 많은 음악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의미에서 스포티파이는 자동 재생을 보급시킨 첫 스트리밍 서비스로 간주할 수 있다.

다음은 애플 독점을 끝낸 것. 아이팟이나 아이튠즈 출시 후 애플은 디지털 음악 시장을 지배해 2009년에는 디지털 음악 판매 중 69%를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6년에는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이 디지털 다운로드 수익을 제치고 애플 독점은 끝을 맞는다. 이후 스포티파이는 디지털 음악 제공자로 최고 자리를 유지하고 2020년 2분기 스트리밍 음악 수익 중 34%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은 재생 목록 큐레이터 중요성. 아티스트가 발표한 음악 성공 여부가 재생목록을 만드는 큐레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이어 개인화된 올해의 음악. 디지털 음악 제공자로 스포티파이는 201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자 감상 기록에 근거한 개인화한 올해의 음악을 제공했다. 애플도 이런 움직임을 따라 2019년 유사 기능을 발표했으며 타이달도 2020년 비슷한 기능을 선보였다.

다음은 작사가와 프로듀서 신용 기능. 음악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지금까지 CD 재킷에 이름이 실렸던 작사가와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 음악 관계자 이름이 묻혀 버리는 듯하다. 이는 음악 관계자에게는 큰 손실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스포티파이는 2018년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처음으로 제작진 시스템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스포티파이는 작사가와 작곡가에 초점을 맞춘 재생목록인 송라이터 허브(Songwriters Hub)도 만들었다.

다음은 헤이트 정책 방향. 스포티파이는 2018년 헤이트 콘텐츠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개인이나 그룹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선동하는 내용을 스포티파이에서 배제한다는 것이지만 성적 학대가 문제가 된 R켈리 음악 서비스는 내쫓은 반면 다른 유죄 판결을 받은 아티스트 음악은 그대로 제공하는 모순을 포함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를 보이콧하는 아티스트 등이 나타나는 등 반발이 일어나자 스포티파이는 결국 잘못을 인정하고 정책을 철회했다.

다음은 예술가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아티스트가 짧은 동영상을 녹화하고 팬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처음 시작한 것도 스포티파이다. 이 기능은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뿐 아니라 아티스트 측이 쉽게 음악 얘기를 팬에게 하게 만들어준다.

다음은 팬이 아티스트에 직접 기부하는 시스템. 2020년 4월 코로나19 영향 하에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를 위한 모금(Artist Fundraising Pick) 기능을 출시했다. 따라서 활동에 제한이 걸린 아티스트 지원이 가능하게 된 것. 하지만 한편으로 이 기능은 아티스트에게 충분한 돈을 지불하지 않는 걸 은근히 보여주는 기능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음음 미니 비디오 기능인 캔버스(Canvas). 캔버스는 반복 재생되는 짧은 영상을 스포티팡이 각 트랙에 추가해 지금까지 없던 방식으로 팬의 관심을 끌게 해준다. 스트리밍 시대의 앨범 재킷이라는 설명. 스포티파이 데이터에 따르면 캔버스에서 노래를 듣는 사용자가 시청을 계속할 가능성이 5% 높고 재생목록에 노래를 추가할 가능성은 20%, 아티스트 프로필 페이지 방문 확률은 9% 더 높다고 한다.

다음은 팟캐스트 라이선스 음악. 스포티파이는 재생목록과 팟캐스트를 믹싱한 재생목록(Your Daily Drive)을 2019년 발표했다. 이런 시스템을 스포티파이는 새로운 포맷으로 보고 있으며 팟캐스트 주최자가 음악 리뷰와 라디오 프로그램 또는 명상 등을 쉽게 할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은 논란성 광고다. 2019년 스포티파이는 마키(Marquee)라는 기능을 발표했다. 마키는 예술가와 팀이 흥미나 관심이 있는 사용자 목적을 정해 스폰서 권장 사항을 제공할 수 있다는 타깃 광고 도구다. 마키는 광고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스포티파이 수수료가 들어간다. 클릭률은 55%로 매우 높지만 라디오 방송국이 뇌물을 받고 음악을 흘리는 것 같과 같다는 비판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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