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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가까이 지구 주위 돌던 미니문

미니문 정확하게는 임시포획천체 TCO(Temporary Captured Orbiters)는 달이나 국제우주정거장, 인공위성이나 우주 쓰레기 외에도 지구를 돌다가 언젠가는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태양 아래로 날아가 버리는 떠돌이 행성이다.

인류 첫 미니문은 14년 전 발견된 소행성인 2006 RH120이다. 2020년 2월 15일에는 미국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이 관측 사상 2번째 미니문인 소행성 2020 CD3을 발견했다. 아주 작은 천체로 처음에는 폭 1.9∼3.5m로 추정됐다. 지금까지 2번 밖에 관찰되지 않은 미니문은 드문 천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와이대학 천문학 연구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구 대기권에서 불탄 운석 1,000개 중 1개는 미니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따라서 미니문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것 자체는 그리 드물지 않지만 크기가 상당히 작고 궤도가 불안정해 찾아내는 건 매우 어렵다고 한다. 물론 만일 미니문이 지구에 떨어져도 너무 작아서 표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한다.

소행성 2020 CD3은 2월 발견 시점에서 이미 지구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관측할 수 없다. 하지만 2번째 미니문에 대해선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14개 연구기관 저자 23명이 공동으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국제천문연맹소행성센터 MPC가 2월 이미 초기 견해를 발표했지만 이 논문에는 더 자세한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20 CD3은 우주 쓰레기가 아니다. 발견 당시 인공위성 파편과 사용 후 연료탱크 기타 인공 물체일지 모른다는 의심이 있었지만 이후 관측을 통해 2020 CD3이 면적질량비와 광도가 낮다는 점에서 이 물체가 규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S형 소행성이라고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9월에도 다른 미니문 같은 게 발견됐지만 이쪽은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1966년 발사한 켄타우로스(Centaur) 2단 로켓인 게 거의 확정적이라고 한다. 우주 쓰레기였던 것이다. 그 밖에 알게 된 건 2020 CD3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작다는 것이다. 폭 1.2m 정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흔하게 있는 암석 크기 정도인 것이다. 의외로 작았기 때문에 원래 화성과 목성 사이 어딘가에서 날아온 소행성이 뭔가에 부서진 파편으로 보인다.

크기 뿐 아니라 소행성의 지금까지 움직임도 명확해졌다. 2020 CD3은 지난 2년 반 동안 남몰래 지구 주위를 계속 돌고 있었다. 이미 2018년부터 미니문 모드에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한 번 지구에 접근한 결과 망원경에 포착됐다는 것이다.

2020 CD3은 대체로 2.7년간 지구 궤도를 돌고 다시 태양 중력에 이끌려 날아가 버렸다. 또 미니문이 생각보다 빨리 자전하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1m 가량 작은 소행성에 대해 아직 과학적 견해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미니문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소행성 연구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연구팀은 미니문은 소행성을 지구 근처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 거리에 갖다 주는 셈이어서 샘플 채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미니문 미션이 실현된다면 태양계 형성 과정에 대해 뭔가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소행성 탐사 기술을 연마할 장소와 기회를 제공해줄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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