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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에서 발굴된 화산 피해의 모습

고대 도시 폼페이 근처에서 발굴 작업을 하던 고고학자들은 기원전 79년에 일어난 베수비오 화산 대폭발을 피하려던 남성 2명 유골을 발견했다.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할 당시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어떤 피해를 받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분화는 2단계로 발생해 먼저 대량 경석과 화산재가 쏟아졌다. 지옥 같은 비가 18∼20시간 가량 지속되는 동안 인근 도시와 마을 주민은 떨어지는 경석을 피할 피난 장소를 모색했다. 간신히 분출이 그칠 때 늦기 전에 피하려고 화산재로 가득한 곳을 빠져나가려 했지만 아직도 최악의 사태가 기다리고 있었다.

1단계 말부터 1시간 이후 베수비오 화산은 초고온 화산재 그러니까 용암과 화산, 가스를 고속으로 쏟아내는 산사태를 일으켜 폼페이 등 인근 지역에 쏟아냈다. 화쇄류는 마을을 향하고 고온 화산재가 건축물과 주위에 있던 사람들을 생매장시켰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죽음의 순간을 그대로 남겼고 고고학자들은 분화 피해자를 자세하게 연구할 수 있었다.

이번 새로운 발견은 실내에 피난했지만 재가 충분한 화쇄류에 삼켜질 수밖에 없던 남성 2명의 최후를 담았다. 2m 가까운 화산재층 아래에서 발견된 것이다.

발굴 장소는 폼페이에서 700m 북동쪽에 있는 크고 호화스러운 교외 주택지다. 한때 지중해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던 이 저택을 2018년 조사할 당시 구리를 포함한 안장과 마구, 말 유해 등이 발견된 바 있다. 남성 2명 시신은 회랑에 가까운 위층으로 이어지는 방에서 발굴됐다.

이 방은 폭이 겨우 2.2m로 가늘고 바닥은 나무였다. 베수비오 화산이 2단계에 접어든 뒤 방은 흘러온 뜨거운 재로 삼켜졌다. 학자들은 홈에 석고를 넣어 손이나 얼굴 심지어 의복까지 실물과 같은 흔적을 보여줄 수 있는 석고상을 만들었다. 첫 번째 피해자는 18∼25세 신장은 156cm이며 육체 노동을 한 흔적으로 보이는 척추 압박이 있어 노예로 보인다. 사망할 때에는 모직물을 입고 있었다. 두 번째 피해자는 부유한 가정 출신으로 양팔을 구부려 가슴을 손에 얹고 무릎을 구부린 상태다. 나이는 30∼40세, 신장은 162cm이며 튜닉과 모직물로 만든 망토를 착용했다.

폼페이와 인근 지역에선 지금도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발견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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