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편집 기자 상당수를 해고하고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인간에서 AI로 바뀌는 추세인 것. 이런 가운데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연구하는 잭 반디는 애플뉴스(Apple News)를 사례로 들어 인간에 의한 큐레이션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애플뉴스는 월간 활성 사용자 1억 2,500만 명을 보유한 뉴스 앱이다. 애플뉴스가 어떤 구조로 사용자에게 뉴스를 선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5분마다 애플뉴스에서 뉴스를 검색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2개월간 애플뉴스에서 뉴스를 수집하고 기록했다.
애플뉴스가 전달한 뉴스 중 인간 편집자에게 의해 큐레이션한 톱 스토리는 1,268건. 알고리즘으로 생성한 트렌드 스토리는 3,144건이었다고 한다. 또 뉴스별 분석 결과 인간 편집자가 선택한 뉴스에는 3가지 특징이 있었다고 한다. 첫째는 인간 편집자가 더 균등하게 뉴스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전에 영국에서 이뤄진 조사에선 애플뉴스에서 인간 편집자가 뽑은 뉴스 중 75%는 불과 6개 뉴스 소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도 수집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과 알고리즘 어느 쪽이 더 치우친 뉴스 소스를 선택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알고리즘이 뽑은 트렌드 스토리는 50%가 상위 4개 뉴스 소스였던 반면 인간 편집자가 뽑은 톱 스토리에선 상위 4개 뉴스 소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32%였다고 한다.
둘째는 인간 편집자의 뉴스 소스가 다양하다는 것. 인간 편집자는 알고리즘보다 CNN이나 폭스뉴스, 피플, 버즈피드 등의 선택 비율이 낮았고 다양한 뉴스 소스원을 이용했다.
다음은 인간 편집자는 소프트 뉴스를 별로 가리지 않는다는 것. 뉴스는 크게 정치와 경제에 관련한 하드 뉴스와 연예인 관련 스캔들 등을 다룬 소프트 뉴스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뉴스 헤드라인에 포함된 단어를 분석한 결과 인간 편집자는 후자에 관한 화제성 뉴스를 별로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인간 편집자가 뉴스 헤드라인으로 뽑은 걸 보면 홍역 사례나 의료보험 개혁 법안 등을 선정하는 반면 알고리즘은 매건이나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사 관련 뉴스를 많이 선택했다.
이런 분석 결과에 대해 편집자는 중요한 주제에 대한 기사를 다양한 정보원에서 선택하고 여러 소스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반면 알고리즘에 근거한 트렌드를 쫓는 건 일부 대형 언론사만 선택하고 훨씬 소프트 뉴스를 취급한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 결과가 인간 큐레이터와 알고리즘 큐레이터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