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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에서 발견한 1만 5천년 전 고대 바이러스

1만 5,000년 전부터 존재하던 중국 북서부 고원 빙하에서 채굴한 얼음 샘플에서 30개 이상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샘플에서 발견된 33종 중 28종은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미지의 바이러스였다고 한다.

미국과 중국 합동 연구팀은 중국 북서부 티베트 고원을 1992년, 2005년 방문해 굴리야(Guliya) 만년설로 불리는 얼음덩어리 50m 깊이에서 샘플을 채취했다. 채취한 샘플 2개는 모두 외층이 오염되어 있었기 때문에 연구팀은 샘플을 외층에서 5mm 가량 절제한 뒤 에탄올과 물로 세척하고 완전히 오염되지 않은 얼음층을 노출시킨 뒤 내부에 있는 미생물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샘플 2개에서 바이러스 33종이 발견됐고 이 가운데 28종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바이러스였다고 한다. 또 1992년 채취한 샘플과 2005년 채취한 샘플 속에 있던 미생물 종류는 크게 달랐다고 한다. 연구팀은 샘플 2개에 포함된 미생물에 차이가 생긴 건 샘플이 퇴적된 시대의 기후 차이가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환경 바이러스학 연구자는 수십 가지 바이러스가 지금까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인류가 지구상 바이러스의 다양성을 총망라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인위적 기후 변화 영향으로 빙하 속에 잠들어 있던 고대 바이러스를 발견하는 게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고 온난화 영향으로 수천 년 혹은 수만 년 동안 갇혀온 미생물이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 빙하에서 녹아 버리는 걸 우려하고 있다.

연구팀은 빙하 중 미생물이나 바이러스는 과거 지구 기후를 조사할 정보원이 될 수 있지만 기후 변화는 빙하라는 아카이브를 상실하게 할 뿐 아니라 최악으로 빙하 융해에 의해 미지의 병원체가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녹아내린 영구동토에선 탄저병 탄소균이 발생해 2,000마리 이상 순록이 사망하고 지역 주민 96명이 입원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 고대 미생물학자는 전 세계 곳곳에서 얼음 융해가 증가하면서 병원성 미생물이 세상에 나올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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