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내놓은 1.5℃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금세기말 산업혁명 이전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거의 제로로 해야 하며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국가가 파리 협정 목표를 달성해도 21세기 말에는 전 세계 평균 기온은 3.7℃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온난화 해결에 한 줄기 빛이 될 만한 새로운 기술을 MIT가 개발했다고 한다. MIT 연구팀이 학술지(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은 200∼400cm2 정도 시트를 겹친 특수 배터리를 이용해 충전 중 전극을 통과하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방전할 때 방출한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DAC(Direct air capture)라는 대기로부터 직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술과 이산화탄소를 가둬 회수하는 에어컨 실외기 같은 게 등장했지만 비용이나 규모 등 여러 문제 탓에 실용화 수준에 이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 기술로는 공기나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려면 화력발전소와 공장에서 배출되는 고농도 이산화탄소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400ppm 수준 이산화탄소 밖에 포함하지 않은 공기까지 회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열이나 압력, 화학물질 등을 이용하지 않고 이산화탄소를 회수, 방출할 수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전극에 이용하는 시트는 개발이 진행되면 신문 찍어내는 것과 같은 제조공정을 통해 대량 생산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배터리가 고효율 저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면 방전할 때 토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일까. 먼저 일반적인 이산화탄소 저장 기술은 화력발전소 등으로부터 회수한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갇히게 해버린다. 이번 기술을 이용하면 청량음료 공장에서 탄산음료에 탄산을 첨가할 때 이 배터리를 도입해 이산화탄소를 공급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일부 농가에선 온실에서 농산물을 기르는데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생성할 수 있다.
이런 시설은 화석연료를 태워 이산화탄소를 만들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면 이산화탄소를 공급할 뿐 아니라 화석연료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불필요한 온실가스도 배출되지 않는다. 일석이조인 셈이다. 또 화학적, 전기화학적 과정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상업화를 위해 회사를 설립하고 몇 년 안에 실용화 규모 플랜트를 개발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규모 확대는 간단할 것이며 필요한 용량에 따라 전극을 만들 구상도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