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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영화 슈퍼맨, 유리판에 저장한 이유

마이크로소프트리서치가 워너브라더스와 손잡고 1978년 개봉한 영화 슈퍼맨을 손바닥 크기 유리판 저장장치에 저장했다. 이번 협업은 할리우드 영화와 TV 프로그램 등 영상 데이터를 몇 세기에 걸쳐 저장하려는 새로운 스토리지 기술을 위한 첫 번째 테스트 케이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6년 사우샘프턴대학 광전자광학연구센터와 함께 프로젝트 실리카(Project Silica)를 시작한 바 있다. 기록매체로 유리를 채택해 수십 년 동안 액세스하지 않는 콜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매체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나면서 액세스 빈도는 낮아지지만 그럼에도 장기 보존이 필요한 데이터를 후세에 남기는 걸 목표로 한다.

1920년대 설립된 워너브라더스에는 1940년대 라디오 프로그램 음성과 카사블랑카, 오즈의 마법사 등 콜드 데이터가 많다. 이들 필름은 냉장 기능이 있는 저장소에 온도와 습도도 엄격하게 통제하고 문제 발생을 의미하는 화학 분해 감지 센서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런 보관 덕에 오즈의 마법사 4K 리마스터 같은 것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최근 워너는 디지털 형태로 촬영을 포함한 모든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35mm 필름에 저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실제 필름을 이용한 보관은 위치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하드디스크는 손상 용이성, DVD와 블루레이 등의 손상 용이성은 수십 년 세월을 견디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워너가 택한 기술로 프로젝트 실리카였다.

영화 슈퍼맨을 담은 75.6GB 데이터는 75×75×2mm 유리판에 수납되어 있다. 12cm 디스크에 단면 2층으로 50GB를 담는 블루레이보다 용량이 그다지 뛰어난 건 아니지만 강점은 수명과 안정성에 있다. 개발팀은 유리판을 오븐에 굽고 끓는 말에 담그고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해 수세미로 긁어도 데이터는 문제없이 읽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프로젝트 실리카는 라식 수술에 이용하는 것처럼 같은 종류 레이저를 이용해 복셀을 유리에 굽는다. 복셀이란 두께 정보를 가진 3차원 디지털 이미지 단위로 생각하면 된다. 이번 슈퍼맨 영화는 74개 레이어에 저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기록한 데이터에 대한 액세스는 유리를 통해 빛을 현미경 같은 리더에서 반사광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읽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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