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개구리(Goliath frog)는 몸길이가 30cm 이상으로 다리를 뻗으면 무려 80cm, 무게는 3.3kg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개구리다.
크기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골리앗 개구리는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어버린다고 한다. 단순히 강바닥에 낙엽 같은 걸 제거해 쾌적한 연못을 만드는 건 물론 자갈이나 나뭇가지 때론 2kg이 넘는 무게의 돌까지 움직여 수로를 좁혀 올챙이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저구지를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베를린자연사박물관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중노동을 하는 게 골리앗 개구리를 거대화하게 한 이유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지난 8월 학술지 생물학지(Journal of Natural History)에 발표한 논문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골리앗 개구리의 연못 만들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연구를 위해 타임랩스 카메라를 이용해 실제로 돌을 밀거나 진흙 제방을 만드는 골리앗 개구리의 모습을 포착했다. 골리앗 개구리는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 겁이 많은 생물이라고 한다.
골리앗 개구리 연못을 보면 앞쪽에 낙엽이나 자갈 등을 대 물의 흐름을 완만하게 만든다. 땅을 파고 산란까지 일련의 작업을 시간 경과에 따라 기록했다. 완성도 높은 연못은 얕은 강바닥에서 돌을 제거한 절구 모양이다. 이런 연못은 디자인적으로 뛰어나 알이 폭우에 휩쓸려 버릴 염려가 없다. 연못을 만드는 골리앗 개구리가 수컷인지 암컷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골리앗 개구리는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적도 근처에만 서식하며 숲의 급류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다. 이쪽에선 올챙이를 품은 연못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잘 살펴보면 이 연못은 자연의 힘만으로는 형성되지 않은 것 같은 진흙 웅덩이로 골리앗 개구리가 작업을 한 흔적이다. 연구팀은 이런 연못 22곳을 조사해 적어도 14개소에선 3,000개 이상 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본 조사가 골리앗 개구리가 단지 몸만 큰 게 아니라 부모로서 큰 일을 한다는 걸 말해준다고 설명한다. 흐름이 빠른 강 유역에 작은 연못을 건설해 자신의 알과 올챙이가 집중 호우나 외적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게 하려 하는 것이다. 흙을 파고 돌을 움직이는 중노동을 하려면 거대화가 필연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 밖에 둥지를 건설하는 개구리도 있지만 골리앗 개구리처럼 새끼의 둥지를 만드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양서류 그 중에서도 개구리는 다양하고 성공적인 번식 전략을 갖고 있다면서 골리앗 개구리는 이런 예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의외였다고 말한다. 또 앞서 설명했듯 골리앗 개구리의 몸 크기는 연못을 건축하는 습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둥지를 건설하려면 자갈이나 돌을 움직일 수 있는 강한 개구리여야 한다. 이런 습성 때문에 골리앗 개구리는 특이한 크기로 진화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연구팀이 가장 놀란 건 비교적 잘 알려진 골리앗 개구리조차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자연에 대해 인간이 모르거나 알기도 전에 잃을 게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상 양서류 중 3분의 1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골리앗 개구리 역시 지난 10년간 절반까지 줄어들었다. 종이 멸종하면 알 수 없을 독특한 생태와 자연에서의 역할을 모르게 될 수 있다. 실제로 개구리에서 추출한 펩타이드가 HIV에 유효했던 예도 있다. 자연에는 여전히 인간이 모르는 비밀이 많은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