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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 “TSMC, 美 대규모 투자에도 첨단 기술을 자국에 유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미국에 대규모 추가 투자를 발표한 건과 관련해 대만 정부 홍보 담당자가 미국으로 최첨단 기술을 완전히 이전하지 않고 국내에서도 최첨단 기술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언하며 이해를 구해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3일 TSMC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몇 년간 미국 반도체 제조 공장에 최소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반도체 공장 5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에게는 자국 반도체 제조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TSMC에게는 대만에 집중된 생산 체제를 분산시키려는 목적이 있어 미국과 TSMC 양측에 유익한 거래로 평가된다.

한편 이 거래에 대해 대만 국내, 그 중에서도 야당에서 우려가 높아졌다. TSMC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제조 기업으로 대만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대만에는 많은 반도체 기업이 있으며 반도체 산업은 종종 대만에게는 실리콘 방패로 불린다. 이 기술을 국내에 보유해 미국과 동맹국에 중국의 침략으로부터 대만을 지키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관점이 있다.

하지만 최첨단 기술이 다른 나라로 이전되면 다른 국가가 대만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을 우려가 있다. 대만 탐강대학 외교 문제 전문가 제임스 이파 첸 조교수는 반도체와 하이테크 산업이 없는 대만은 핵무기 없는 우크라이나와 같다며 절대적 무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정부 측 관계자는 대만에서 최첨단 제조 공정을 유지할 걸 보장한다고 발언하며 이해를 구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거래가 발표된 시점에 TSMC는 이런 규모 해외 투자에 필요한 정부 승인을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 다만 궈 지페이 대만 경제부 장관은 TSMC 관련 투자를 미리 알고 있었다며 이 거래는 투자자 뿐 아니라 국가 이익도 고려한 정부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야당 1당인 대만 국민당은 TSMC가 ASMC가 되고 대만을 지키는 신성한 산이 사라진다면 대만 국가 안보는 어디로 가버리겠냐며 TSMC가 미국에서 생산할수록 대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낮아지고 미국이 미래에 대만을 지원할 인센티브도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웰링턴 쿠 대만 국방부 장관은 미국이 대만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국제 정세 변화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경제 성장, 정치적 견해, 안보 어느 관점에서 봐도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철수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에게 대만 전쟁 대가는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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