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폐업한 스타트업 사무실 거구 할인가에 판매하는 비즈니스 호황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타 여파로 인해 많은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거나 인력 감축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필요해진 오피스 가구들이 폐기되고 있으며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연간 1,210만 톤에 이르는 가구가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반면 사용하지 않는 오피스 가구를 수거하여 할인 가격에 판매하는 비즈니스도 있다.

2000년대 초 설립된 중고 오피스 가구 딜러인 배터소스(Better Source)는 헤이워드, 실리콘밸리, 샌머테이오에 여러 거점을 두고 있으며 핀터레스트,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과 협력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인력 감축을 실시한 바 있다.

배터소스를 운영하는 헤이워드 아웃렛 CEO인 대릴 데니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던 2000년 즈음 이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당시 수많은 기업이 스타트업 수백 개에 활발히 투자했지만 결국 자금 부족으로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고 시장에는 갈 곳 없는 중고 오피스 가구가 쌓였다.

이 기회를 포착한 그는 배터소스를 창립했다. 현재 배터소스는 2,000만 달러 규모 기업으로 성장했다. 과거를 돌아본 그는 2006년 파산한 실리콘그래픽스, 웹TV,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오피스 가구를 인수한 적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가족 사진이나 놓아두고 간 찬 커피를 발견했을 때의 경험이 잊히지 않는다며 굉장히 섬뜩한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배터소스는 기업이 오피스를 폐쇄할 때 자매 회사인 그리너소스(Greener Source)가 먼저 현장에 들어가 오피스 가구를 평가다. 그리너소스는 가구 상태에 따라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거나 배터소스에서 판매할지 결정한다. 이렇게 해서 배터소스 창고에는 중고 오피스 가구가 가득 쌓이게 된다.

배터소스는 수거한 오피스 가구를 할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보통 1,900달러에서 3,500달러에 판매되는 의자를 995달러에 판매한다. 배터소스에서 20년간 창고 관리자 역할을 해온 관계자에 따르면 재고 65%는 폐업한 하이테크 기업에서 수거한 것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배터소스는 호황을 맞이했는데 많은 오피스가 원격 근무 전환을 위해 폐쇄됐고 인수한 오피스 가구를 구입하는 원격 근무자로 붐볐다고 한다.

최근에는 프라이버시 부스 같은 오피스 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기존 파티션 같은 제품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보도에선 판매되지 못한 이 제품은 어떻게 될까 되물으며 배터소스 창고 복도를 걸어보면 여러 스타트업의 실패한 꿈을 상징하는 것처럼 쓸쓸한 기분이 든다고 마무리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