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전염병 팬데믹과 원격 근무 보편화로 인해 줌(Zoo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같은 비디오 회의 도구 사용이 일반화됐지만 이런 비디오 회의는 줌 피로(videoconference fatigue)라고 불리는 현상도 일으키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줌 피로를 해소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이 밝혀졌다.
줌 피로는 비디오 통화 도구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심신 피로를 의미하며 그 원인으로는 개인 생활과 직장 등 모든 상황에서 줌을 사용해야 하는 점, 비디오 통화 지연이나 시선이 맞지 않는 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 비언어적 의사소통 감소, 디스플레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계속 봐야 하는 점, 회의실로 이동하며 생각이나 감정을 전환할 수 없는 점 등이 있다.
새롭게 난양이공대학 연구팀은 줌 피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자신의 배경을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가상 배경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비디오 회의 중 사용자가 주로 상대방을 보는 게 아니라 대부분 시간 동안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시사됐다. 따라서 비디오 통화 중 설정하는 가상 배경이 피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배경을 선택할 때 본질적으로 자신을 위한 새로운 정장을 고르는 것이라며 가상 배경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할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비디오 회의 도구를 사용하는 사용자 610명을 대상으로 비디오 회의 중 사용한 배경과 피로감 사이 관련성을 조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는 모두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주당 평균 3일을 재택근무하고 있었고 남성은 284명(46.6%), 여성은 326명(53.4%)이었으며 연령대는 22세에서 76세까지 다양했다.
피실험자에게 비디오 회의 중 사용할 배경으로 이미지, 동영상, 배경 흐림, 가상 배경 사용하지 않음 4가지 선택지를 제공한 뒤 그들이 선택한 배경과 일반적·시각적·사회적·동기적·감정적 피로감에 대해 응답하도록 했다. 또 이미지나 동영상 가상 배경을 사용한 경우 어떤 종류 배경을 선택했는지 답변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동영상을 비디오 회의 배경으로 설정한 피실험자가 가장 강한 피로감을 느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동영상 배경은 계속해서 변화하며 사용자에게 새로운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인지 자원을 소모시키고 인지 부담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실제 배경을 흐리게 한 피실험자도 더 높은 피로 수준을 보고했다. 이전 연구에서도 흐릿한 배경이나 회색 배경이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이미지 배경을 선택한 사람 중에는 사무실이나 공공장소의 이미지를 선택한 사람이 다수였으며 이는 자신의 전문성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자기 표현 노력이 비디오 회의 중에 증폭되어 피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됐다.
비디오 회의에서 피로도가 가장 낮았던 사람은 자연 풍경이나 즐겁고 기발한 배경을 선택한 이들이었다. 연구팀은 그 이유에 대해 이 결과는 이런 배경 콘텐츠가 인상 관리를 위해 사용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며 이런 배경을 사용하는 이들은 배경이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거의 신경 쓰지 않거나 단순히 실제 배경을 숨기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그 결과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비디오 회의 피로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업무 비디오 회의에서 산이나 숲, 해변과 같은 자연 가상 배경을 사용하는 걸 권장하고 있다. 이는 심리적 편안함과 적절한 사회적 에티켓을 유지하는 것 사이 균형을 잡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