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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년 전 점토판 해독하자 “월식 전조로 한 흉사는…”

현재 이라크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발견된 4000년 전 점토판이 해독되어 월식을 전조로 하는 왕 죽음이나 도시 몰락, 전염병 등 흉사에 대해 기록되어 있었음이 밝혀졌다.

런던 대학 연구팀은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 주에 있었던 시파르라는 고대 도시에서 발굴된 점토판 4장을 조사했다. 시파르에는 5000년 이상 전부터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으며 오랫동안 바빌로니아의 종교적으로 중요한 도시로 번성해 다수 점토판이 출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 점토판은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에 해당하는 4000년 전 것으로 보이며 1892~1914년에 대영 박물관 컬렉션 일부가 됐지만 새겨진 쐐기 문자는 지금까지 해독되지 않았다.

쐐기 문자를 해독한 결과 점토판에는 월식을 전조로 하는 흉사에 대해 기록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월식 후 일어나는 흉사는 월식 시간이나 월식이 일어나는 장소, 월식 모습 등에 따라 달랐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부분에서는 달 중심에서 한꺼번에 보이지 않게 되고 한꺼번에 맑아지는 월식의 경우 왕이 죽고 엘람이 멸망한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엘람은 현대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가리키며 월식이 대규모 흉사 전조임을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부분에서는 남쪽에서 시작해 그 후 맑아지는 월식의 경우 수바르투와 아카드가 몰락한다고 기록되어 있었으며 저녁에 보이는 월식은 전염병 징조라는 문장도 있었다.

이런 기록에 대해 연구팀은 몇몇 전조는 대재앙에 이어 월식이 관측된 실제 경험에 기초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전조는 월식 특징을 다양한 현상에 연결 짓는 이론적인 시스템에 의해 정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바빌로니아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이 신으로부터의 숨겨진 신호이며 신은 이를 통해 지상인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연구팀은 논문에 왕에게 조언하는 이들은 밤하늘을 지켜보며 그 관측 결과를 학술적인 천문 예언서와 대조해 봤다고 기록하고 있다.

어떤 천문 이벤트가 왕의 죽음 같은 흉사 전조였을 경우 사람들은 동물 내장을 사용한 ‘extispicy’라는 점을 쳐서 정말로 왕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판단했다고 한다. 한편 extispicy에 의해 흉사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게 됐을 경우에도 특정 의식을 행하면 피할 수 있다고 믿어졌다고 연구팀은 논문에서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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