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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브로커, 美 규제 피해 AI 칩 반입하는 법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 대학과 군사 기업은 여전히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를 계속 구매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를 판매하는 브로커를 취재해 수법을 보도한 기사가 눈길을 끈다.

중국에서는 AI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 생성 AI 관련 특허 출원 수는 미국을 크게 앞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AI 연구를 군사적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어 AI 연구에 사용되는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한은 국내 뿐 아니라 일본과 네덜란드도 포함한 대규모 조치지만 중국에서는 미국 규제를 피한 고성능 반도체가 계속 유통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엔비디아 AI 특화 GPU H100이 인기가 있어 중국 군사 기관과 연구 기관이 H100을 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국 내에서 H100을 판매하는 브로커에 따르면 H100은 데이터센터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엔비디아는 H100을 직접 고객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대부분을 델이나 슈퍼마이크로컴퓨터 같은 데이터 센터 운영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은 장비 유지보수를 위해 배치하는 것보다 더 많은 H100을 구매한다. 이 여분의 H100이 어떤 경로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

H100 중국 반입 방법 중 하나는 중국 입국자에게 H100을 운반하게 하는 것. 취재에 응한 중국인 학생은 싱가포르에 유학 중일 때 귀국하면서 고성능 반도체를 가져오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고성능 반도체는 닌텐도 스위치 정도 크기였으며 아무 문제 없이 공항 검사를 통과했고 중국에 도착한 뒤 브로커에게 전달하고 고성능 반도체 1대당 100달러 보수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중국으로 반입된 H100은 브로커에 의해 기업에 판매되거나 중고 거래 앱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실제로 알리바바 산하 중고 거래 앱(Idle Fish)에서 엔비디아 H100으로 검색한 결과 진짜 H100이라고 주장하는 제품이 대량으로 출품되어 있었다.

정상 경로로 구입할 경우 H100 가격은 대당 2만 5,000달러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에서는 대당 3만 2,4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브로커 중에는 3년 교환 보증을 내세우는 이도 있지만 신뢰성은 불투명하다.

한편 중국 내 큰 수요는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에게도 매력적인 것으로 엔비디아와 인텔 등 반도체 제조업체는 고성능 반도체 규제에 적합하도록 성능을 억제한 버전을 개발해 중국 시장을 겨냥해 판매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H100 성능 제한 버전인 H20 주문을 중국에서 받고 있으며 2024년 내에 100만 개를 판매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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