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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백인이 美 민주주의 위협 지적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에선 인종차별, LGBTQ+ 권리를 둘러싼 대립, 경제격차 심화 등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며 2024년 대통령 선거 향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릴랜드대 토머스 셜러 교수가 미국 시골에 거주하는 백인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도시 인구가 농촌 인구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구 획정으로 인해 농촌 인구가 선거에서 차지하는 권력이 부당하게 커졌다고 지적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인 20%가 농촌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분의 3이 백인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미국인 15%가 농촌 거주 백인이며 이들은 주요 정당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셜러 교수는 농촌 백인을 필수적인 소수민족이라고 칭한다. 정권을 유지하려면 농촌 백인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농촌 백인이 미국 정치체제에 대한 헌신을 잃어가고 있음이 시사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과격 단체 구성원은 아닐지라도 미국 내 다원주의적이고 입헌민주주의적인 국가 운영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촌 백인이 지닌 특징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은 점을 들었다. 물론 다음 특징이 모든 농촌 백인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며 다른 미국인과 비교했을 때 이런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 미국인 중 가장 인종차별적이며 포용적이지 않고, 외국인 혐오적이며 반LGBTQ+, 반이민 정서를 갖고 있다. 둘째 큐아넌, 2020년 대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민권, 코로나19 백신 등에 관한 음모론을 가장 많이 지지한다. 셋째 다양한 반민주적이고 위헌적인 입장을 지지하며 세속적이고 헌법에 반하는 백인 민족주의자와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자 운동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 넷째 무력이나 폭력을 토론에 기반한 평화로운 민주주의 대안으로 정당화하는 경향이 가장 강하다.

미국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가 농촌, 교외, 도시 3곳 미국인을 대상으로 2018년에 실시한 다양성, 인종차별 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인종과 민족이 다양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게 개인적으로 중요하다, 백인은 흑인이 갖지 못한 이점을 상당히 누리고 있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건 좋다, 다른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이 증가하면 미국 사회가 강해진다는 항목에 동의하는 비율이 도시>교외>농촌 순으로 낮아진다.

또 퓨리서치센터가 2021년 실시한 여론 조사에선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서 정당한 선거 결과가 빼앗겼다, 정부, 언론, 금융계가 사탄을 숭배하는 소아성애자 집단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이들이 세계 아동 성매매를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에 농촌 지역에서 동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선거조사인 ANES(American National Election Studies)에 따르면 언론이 정치 지도자를 비판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정부 의사결정에 대한 언론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 대통령이 의회나 법원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민주적 주장에 농촌 지역 동의 비율이 가장 높다.

공공종교연구소와 시카고대학교 조사에선 진정한 애국자라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가까운 미래에 시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무기를 들어야 할 수도 있다는 폭력적 주장에 농촌 지역 동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데이터는 미국 농촌 백인이 외국인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고 음모론을 쉽게 믿으며 반민주적 신념과 폭력 정당화 사상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준다. 셜러 교수는 2020년 대선에서 농촌 백인 유권자 71%가 트럼프에게 투표했기 때문에 2024년 대선에서도 농촌 백인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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