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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광속 넘어선 통신 프로토콜?

지난 4월 1일 광속을 넘어선 통신을 위한 프로토콜 RFC 9564가 공개됐다. 오랫동안 광속이 통신 속도 상한 병목점이지만 이런 광속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는 RFC 9564 메커니즘은 혁신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RFC(Request for Comments)는 1969년 등장 당시에는 공개된 내용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문서였지만 지금은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에 의해 표준화 중인 기술 사양을 보존하고 공개하는 형식이 됐다. 대부분 이미 표준이거나 표준화 중인 기술 사양에 대한 문서지만 가끔 농담 같은 내용을 담은 RFC도 존재하며 1989년 이래 매년 4월 1일 유머러스한 RFC가 공개되어 왔다.

지난 4월 1일에 공개된 FLIP(Faster Than Light Speed Protocol)는 직역하면 초광속 프로토콜. 문서에 따르면 대규모 언어 모델 등 AI 발전으로 초광속 프로토콜 설계가 가능해졌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AI를 사용해 미래 패킷이 도착하기 전에 수신 측에서 패킷을 예측해 혼잡을 회피하고 보안을 강화하며 패킷 전송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이렇게 미래 패킷을 예측할 수 있는 FLIP은 악용 우려도 있다. 도청한 데이터를 그대로 공격에 사용하는 리플레이 공격에 대신해 미래 패킷을 예측하는 퓨처플레이 공격이 등장할 수 있다. 또 FLIP 사양은 AI가 고안했기 때문에 어리석은 인간이 검토해선 안 되고 어리석은 인간 대신 여러 AI 채팅 서비스가 검토했다고 되어 있어 2024년 AI가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농담성 RFC라고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여러 장난 섞인 농담성 RFC가 있다. 예를 들어 비둘기 운반을 통한 IP 통신을 위한 프로토콜, 커피 포트를 조종하기 위한 HTCPCP/1.0(Hyper Text Coffee Pot Control Protocol), 악의적인 공격에 대한 통신에는 보안 플래그를 설정한다는 규칙 등이 있다. 이렇게 만우절에 공개되어 온 농담성 RFC는 위키피디아 페이지(April Fools’ Day Request for Comments)에 일람으로 정리되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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