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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싣고 달로 향하는 민간 우주 로켓

지난 1월 9일 아스트로보틱(Astrobotic)이 개발한 달 착륙선인 페레그린(Peregrine)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우주로 날아올랐다. 이 로켓에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과학 기기, 멕시코 소형 로봇, 현물 비트코인, 200인분 이상 화장 유골과 DNA도 적재되어 있다. 유골과 DNA는 사랑하는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우주 규모 추도 의식을 하기 위한 것이다.

페레그린을 통한 우주 추도 미션에 협력하고 있는 건 셀레스틱스(Celestis)와 엘레시움스페이스(Elysium Space)라는 기업 2곳이다. 로켓에 실린 것 중에는 SF 작가인 아서·C·클라크 DNA를 비롯해 조지 워싱턴을 비롯해 아이젠하워, 존F.케네디 등 역대 미국 대통령 DNA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반인의 경우 우주 장례 가격은 셀레스틱스에 따르면 1만 2,500달러부터, 엘레시움스페이스는 1만 1,950달러다.

일레시움스페이스는 신흥 우주 장례 사업자지만 셀레스틱스는 과거 13회 100km 정도까지 유골을 운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회사 측은 지금까지 고도보다 높은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다. 지난해 5월 셀레스틱스 소형 로켓이 발사 몇 초 뒤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이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화장한 유골을 모두 우주로 날리는 게 아니라 유골에서 상징적 부분만 실었다.

페레그린은 ULA 벌컨 센타우루스 로켓에 탑재되어 발사, 2월 중 착륙할 예정이다. 성공한다면 미국에선 아폴로 이후 달 표면 착륙에 나선 것으로 민간 첫 달 표면 착륙 성공도 달성하게 된다. 이는 나사 민간용 CLPS 프로그램 일환으로 미국 정부가 출자하는 달 표면 착륙 계획인 아르테미스 일부이기도 하며 민간 기업이 달 표면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걸 지워하는 게 목적이다.

심주우에 민간 기업이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점점 달에 전달되는 화물이나 기기 종류가 늘어날 것이다. 셀레스텍스와 엘레시움스페이스 서비스는 친구와 가족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도와 경의를 전할 수 있도록 배려하려 한다. 이번 발사에선 2종류 페이로드 운반이 계획되고 있다. 1개는 2억 4,140만km에서 4억 8,280만km 심주우에 있는 태양 주회 궤도상에 유골을 포함한 화물을 보내는 플랜, 다른 하나는 페레그린 착륙선으로 달까지 여행을 하는 것이다.

사망자 유골을 우주로 보내는 것에 대해선 찬반양론이 있다. 감동을 느끼기도 하지만 반대로 불손한 행위를 우려하는 단체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원주민인 나바호족은 달은 많은 원주민 문화에 있어 신성한 장소이며 인간 시신을 달에 남기는 건 모독과도 같다고 비난하고 나사와 미국교통부에 발사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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